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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시각장애인 할머니의 절규
송현아 기자 | 승인 2012.03.30 10:24

주사 부작용으로 사망한 남편이 대출 받았을까?
대출약정서 친필서명 여부 두고 진실 찾기 중

최근 서민은행인 농협과 수협이 대출금리를 속여 수십 억 원에서 수백 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겨 상여금 잔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가 서민경제를 위해 대출금리를 낮추겠다고 한 약속이 무색하게도 서민은행인 농협과 축협에서 대출금리를 속여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확인됐다. 시중금리가 떨어져도 변동 대출금리를 낮추지 않는 수법으로 고객의 돈을 10억 원 이상 가로챈 전국 농협이 적어도 7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마산의 J농협에서 사기대출에 휘말렸다는 망인의 부인의 딱한 사연이 인터넷을 타고 알려지고 있다.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살아남은 사람의 애타는 속을 달래기 어렵다.

 

   
 

망인 A씨의 부인 B씨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남편은 지난 2006년 11월 주사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했다. B씨는 남편에게 농협의 채무가 있다는 말을 듣고 사실을 확인해 본 결과, 남편이 대출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농협 측 자료에 따르면, 망인 A씨는 지난 2003년 5월 14일 1천만 원을 대출 받았다. 2006년 7월 6일 보증인이 변경되고 같은 해 11월 남편이 사망했다. 2008년 9월 9일 확인해보니, 2003년 5월 14일 대출 받은 1천만 원(금리 12.7%)과 2003년 9월 9일 농지담보대출 2천5백만 원(금리 8.5%)을 합산해 3천5백만 원의 채무가 남았다. 현재는 농지담보대출/등기부등본 채권최고액이 3천5백만 원에서 4천6백만 원으로 변경됐다.

그동안 금리 12.7%짜리 이자부담만 해도 수백만 원이다. 남편을 잃은 B씨에게는 매우 큰 돈이다. B씨는 2003년 5월 14일 남편이 농지(시가 1억 5천만 원)도 있고, 방앗간(231.406㎡, 70평)도 있는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보증인으로 세워 12.7%짜리 대출을 받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게다가 B씨는 3년 이상 경과한 2006년 7월 6일에 연기해 사망 전에 보증인변경을 딸에게 했다고 하는데 딸은 파산으로 인해 보증자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보증인은 농협과 관련 있는 사람?
B씨는 보증인 C씨와는 얼굴도 모르는 사이이고, 더욱이 이상한 점은 C씨가 농협 조합장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마산시의 해당마을은 농협 조합장과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들의 집성촌이라는 설명이다.

보증인 C씨는 경찰과의 전화조사에서 “보증을 선 일은 있는데, 누구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답변을 했다.

해당농협에서 겨우 받아온 대출약정서에 기록된 보증인주소를 가지고 힘들게 찾아가니 부재중이었다. 우편함을 보니 집주인은 다른 사람이었다. 주차장 안내판에 호실번호, 차량번호, 휴대폰번호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확인해 보니, 집주인은 보증인의 남편이었다. 보증인의 남편은 “그 일은 이미 끝난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정부기관에 민원을 넣어 상담을 받아 본 결과, 민사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소송의 상대방은 해당 농협이고, 형사적으로는 위조한 것으로 보이는 세째를 상대로 무인을 위조했다는 취지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라고 전했다.

딱한 사연을 나르는 블로거는 사위
기자는 블로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이러한 사연을 용감(?)하게 인터넷에 실어나르는 사람은 누구일까?"하고 무척 궁금했다. 블로거는 사위였다. 블로거는 "2006년 11월 4일 동네의원에서 주사부작용으로 2시간만에 장인어른을 잃고 1급 시각장애인으로 ‘바우처’의 도움으로 홀로 사시는 장모의 사건"이라는 말에서 B씨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블로거인 사위는 결론부터 요약하자면 원채무자가 사망하자 대출담당자와 대필자가 공모해 ‘대출약정서’를 조작하고 대필자의 채무를 원채무자에 포함시켜서 상속인(배우자)에게 부정하게 채무를 승계시킨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장인이 남겨놓은 하나뿐인 농지에 농협에서 ‘경매통지서‘가 날아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채무상환을 위해 여신조회를 해봤더니 2001년 11월 21일 1천5백만 원(신용보증기금, 대출1), 2003년 9월 1일 2천5백만 원(농지담보대출, 대출2), 2006년 7월 6일 1천만 원(제3자 보증인), 그 외 영농자금대출2건 등 총6천만이 넘는 채무가 있었다.

그런데, 채무상환을 위해 약정서를 확인하던 중에 대출1과 대출2는 고인의 자필서명이 있는데 대출3의 약정서에는 장인의 친필서명이 없고, 셋째 딸이 대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 무인이 장인의 것이라는 대출담당자의 설명에 주민등록증 지문과 비교를 해봤으나, 전혀 다른 지문으로 판단됐다.

농협에게, “약정서에 찍힌 무인이 장인어른의 것이라는 입증만 하면 나머지 채무도 모두 상환하겠다"고 했으나. 농협은 입증하지 못하고 “셋째 딸을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주장했다.
 
베일 속 진실 밝혀질까?
B씨와 B씨의 사위는 필적감정 결과까지 설명하면서 망인 A씨가 대출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죽은 A씨가 살아돌아오지 않는 한, 사실을 밝혀줄 사람이 있을까? 죽은 사람을 두고 하는 진실공방의 결말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송현아 기자  wsobi@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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