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뉴시스 (원출처:한국은행)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1.25%)에서 유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금리 인하를 통해 급한 불을 끄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으나 한국 경제에 코로나19로 인한 뚜렷하고 거시적인 피해 지표가 나오지 않았고 추이를 살피며 사태를 수습하는 상황인 만큼 아직 '아껴두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결정문에서 "세계경제의 경우 교역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국제금융시장도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주요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하락하며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보호무역주의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경제 역시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하면서 "설비투자의 부진이 완화됐으나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되었다"면서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개선되는 움직임을 지속했고 올해 GDP성장률은 2%대 초반 수준에서 지난 11월 전망치(2.3%)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전환, 석유류 가격 오름세 확대 등으로 1%대 중반으로 높아졌고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후반으로 상승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을 유지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초반을 보이다가 다소 낮아져 올해 중으로 1% 내외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후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장기시장금리와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의 상승 등이 두드러진 것으로 봤다.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소폭 확대됐으며 주택가격은 서울 이외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교적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가면서 코로나19의 여파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신중론을 택한 것이다. 앞으로 코로나19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조정하기로 했다.

한은은 또 코로나19 피해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증액하기로 했다.

관광, 외식, 유통 등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과 중국으로부터 원자재·부품 조달 및 대중국 수출 애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업체에 5조원(은행대출 기준 10조원)을 지원하게 된다.

이중 4조원을 지방소재 중소기업에 지원하되 특히 피해가 큰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 지원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지역경제 회복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중개지원대출 중 한도 미소진 프로그램(중소기업대출안정화 프로그램)의 여유분을 활용해 성장 동력 및 고용 확충에 기여할 수 있는 창업기업 및 일자리창출기업에 실질적으로 1조원(은행대출 기준 약 2조원)을 증액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중소기업의 자금가용성 확대(은행대출 기준 최대 약 12조원) 및 이자부담 경감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 및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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