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의연대와 DLF피해자대책위원회가 지난 19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시위 중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한국금융연구원이 금융상품이 개발되고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전반적인 라이프사이클 차원에서 이전과 다른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DLF 및 라임운용자산 사태 등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우리·하나그룹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까지 내려지며 하락한 금융신뢰도를 제고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한국금융연구원 이규복 선임연구위원이 22일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지털금융 발달로 다양하고 복잡한 상품이 확대되고 판매채널도 다양해지는 등 금융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상품 제공 및 판매 확대 등의 혜택이 있는 반면 불완전 판매, 고령층 등 특정 소비자그룹에 차별이 확대되고 금융상품의 문제 파악 및 대응에 어려움이 발생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향후 디지털금융 활성화를 유인하면서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금융상품의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에 걸친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금융상품의 개발-판매전략수립-판매-판매후관리단계라는 이용 과정을 겪게 된다. 개발단계에서는 다양한 리스크와 기대수익을 가진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해당 상품의 계약 조건을 결정한다. 판매전략 수립단계에서는 해당 상품 판매의 목표 소비자그룹을 설정하고 이를 위한 마케팅전략을 수립한다.

판매단계에서는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적합한 소비자인지를 판단한 후 소비자에게 상품의 내용을 설명하고 판매를 진행한다. 판매후관리단계에서는 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관리하고 소비자의 불만이나 궁금한 사항 등을 처리하며 민원이 발생한 경우 이를 적절히 처리하고 필요한 경우 배상 등을 진행하게 된다.

이에 각 단계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체계 수립을 위해서는 먼저 상품개발단계에서 빅데이터 활용에 따른 한계와 복잡한 상품에 대한 계약의 공정성 등의 관점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판매전략수립단계에서는 목표로 하는 소비자그룹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광고 및 적절한 홍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판매단계에서는 금융상품의 복잡성과 비대면 온라인 특성을 감안해 적합한 판매가 이루어져야 하며 판매채널이나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판매자의 책임과 의무수준도 적절하게 부여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판매 후 이용과정에서는 민원 발생 시 비대면채널 뿐만 아니라 대면 채널로도 소비자가 궁금함이나 불만을 제기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과거와는 다른 디지털과 관련된 새로운 민원이 나올 수 있어 분쟁조정처리 조직의 내부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이와 함께 전문가의 참여 등 새로운 민원을 처리할 수 있는 체계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터페이스의 복잡성, 알고리즘의 적정성 등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부문에서 민원이 발생할 수 있어 새로운 유형의 민원에 대응할 수 있는 감독 당국과 회사의 인력 및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

아울러 내부적인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관련 전문가가 개입해야 금융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디지털금융상품은 복잡하고 세분화되어 있어 해당 상품이나 판매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자신에게 부적합한 상품이라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불완전판매의 발생 가능성을 감독 당국 및 소비자단체 등이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