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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SBS에서 2013년 12월 18일부터 2014년 2월 27일까지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 여주인공의 대사 때문에 중국에서는 치맥 열풍이 불었다. 이 드라마는 중국에 치킨과 맥주를 판매하는 한국의 외식문화가 해외에 진출한 계기가 되었다. 그 현장에 인테리어를 담당한 당찬 아트 디렉터가 있었다.

반야 아뜰리에 박수린 대표는 당시 중국 카페형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안착시키기 위해 본사, 교육장 겸 공장, 중국백화점에 치킨 매장 디자인을 수행했다. 그는 인테리어의 영역에 브랜드 정착까지 영역을 넓힌 장본인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일

박수린 대표는 건축과를 졸업하고 10여년간 인테리어 관련 회사에 종사하다가 2012년부터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일반적으로 비상업적인 공간과 상업적인 공간을 기능과 용도에 맞게 설계와 장식하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업적인 공간인 주택과 상업적인 공간인 매장이나 사무실 등을 고객의 목적과 용도에 맞게 예산과 스타일을 고려해 조사하고, 여기에 디자인 컨셉을 세우고, 설계를 한 후 세부일정과 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합니다. 더 나아가 현장 감리까지 하는 게 인테리어디자이너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인테리어 공사를 원할하게 할 수 있도록 설계 전 고객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사업이나 공간을 위해 공간구조, 가구나 시설의 배치, 동선계획, 색채계획, 조명계획, 디스플레이계획(SIGN, 소품) 등의 컨셉을 제안한다.

이를 바탕으로 도면설계(평면, 입면, 주방, 가구, 전기, 조명, 상하수도, 소방, SIGN 등)가 나오면 실질적인 공간구성과 가장 근접하게 3D 출력물을 완성한다. 그리고 세부적인 마감재를 선정하는 단계를 거쳐 세부 디자인이 수립되면, 현장 소장이 이를 바탕으로 현장 세부일정과 계획을 수립하여 공사가 진행된다.

“공사가 진행되면, 공사 중간 중간에 현장감리도 함께 진행됩니다. 공간에 어울리는 가구와 조명, 집기선정 그리고 SIGN 및 디스플레이를 거쳐 오픈을 하게 되지요.” 그는 “인테리어디자이너의 영역은 예전에는 컨셉과 실측, 도면을 만드는 영역이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치고 상업시설의 경우에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여 이익창출과 더불어 미적 아름다움을추구하는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젠틀몬스터와 대림창고 

박 대표는 인테리어의 영역과 매출에 대해 이해하려면 젠틀몬스터라는 기업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젠틀몬스터는 국내 토종 아이웨어 브랜드로 시작하여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기업이다.

“젠틀몬스터 매장에 가면 '안경'을 파는 일반적인 매장이 아닌 전시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이 회사의 디자인 철학은 철저한 브랜드 관리입니다.  글로벌 럭셔리 그룹인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에 인정을 받아 투자를 이끌어 냈죠. 또 2019년에 오픈한 베이징의 럭셔리 백화점인 SKP-S의 디자인을 맡아 ‘화성기지’로 최종 구현하기도 했습니다.

성수동에 있는 ‘대림창고’란 공장형 대형 카페에 가도 전시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이곳도 SNS를 통해 핫플레이스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에요. 이처럼 각 지역별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에 가보면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의 감각으로 생성된 곳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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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진 인테리어 디자인 영역과 인프라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재건축 규제로 인한 리모델링 선호현상과 도시재생, 그리고 상업시설 등의 영향을 받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17년 28조4000억원에서 2020년 41조5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인테리어디자이너란 직업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미 100%가 넘는 주택보급률에다 저출산과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직업전망이 밝지는 않아요. 경기침체가 상업인테리어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에요.”

박 대표는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실내디자인과, 실내건축학과, 산업디자인과, 건축장식과, 인테리어공예과, 실내건축설계학과, 실내환경디자인과 등 디자인이나 건축 관련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즘은 다양한 대학의 전공과 상관없는 비전문가들도 블로그와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역량을 쌓은 뒤 개인으로 활동하기도 해요.”

박 대표는 또 “인테리어 영역은 원래 넓은 의미로 쓰여왔어요. 거리를 거닐다 보면 가구매장이나 벽지매장, 타일매장 간판에도 인테리어라고 쓰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렇지만 인테리어 디자이너라고 해서 전체 영역을 다한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려면 최소한의 기본기를 먼저 갖추는게 필수에요. 독립하기 전에 정립된 프로세스가 있는 인테리어 회사에서 경험을 충분히 쌓아야만 훈련된 전문가가 되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게 되고 고객과 기업이 믿을 수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는 거죠.”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단지 자기집 가구나 조명, 벽지와 바닥재를 골라 세팅해 예쁘게 만드는 직업이 아닙니다. 또 학교에서 포트폴리오를 만들듯 작품을 만드는 직업도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유학을 다녀오더라도 회사에서 작은 화장실 설계 오더가 들어오면 해야 하는 업무는 똑같아요. 또 현장소장이나 일하시는 분들과 소통을 해야 결과물이 좋게 나오기 때문에 그분들과 함께 하려면 현장에서 때론 빗자루도 들고 함께 청소도 해야 하는 경험이 필요해요. 중국에서 들어온 디자인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선 중국에 있는 자재를 조사해야 하지요. 자재 수급을 원할하게 하기 위해, 설계 전 업체 세팅을 완벽히 해놓아야만 실수를 하지 않게 됩니다. 그 과정에 시멘트 먼지가 가득 찬 현장에서 실측과 감리를 봐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지요.”

박 대표는 “설계를 할 때는 의뢰한 디자인이 현장에서 작업하시는 분들이 합리적이고, 편하게 시공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합니다. 여기에 오픈할 때 클라이언트에게 감동을 받는 디자인을 하는 게 최선이에요”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바닥 에폭시를 중국 프랜차이즈 매장에 똑같이 시공하고 싶어 컨테이너로 중국에 보내려다 위험물로 취급되어 통관도 쉽지 않고 생각치 않은 많은 비용을 지불한 적이 있어요.

또 중국의 날씨를 고려하지 않고 시공을 시작하는 바람에 에폭시 시공을 한다음 바닥이 갈라지고 들뜨는 하자가 발생해 매장 문을 닫고, 타일로 재시공을 한 사례도 있었어요.”

이처럼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작품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현장 상황에 맞는 재료를 찾아 시공을 한후 하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인테리어디자이너는 늘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 공부해야 하고 재료 공부를 끊임없이 병행해야 뒤쳐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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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매력은 성취감

박 대표는 인테리어의 매력은 성취감이라고 말했다. “회사에 다닐 때 수많은 제안을 했지만 채택되기 어려웠습니다. 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벽체 한 면이 채택되어 완성되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 년간 이렇게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한 개가 두개로, 두 개가 세 개로 늘면서 그후 전체 프로젝트의 디자인까지 채택될 정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회사를 창업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갖게 되었어요. 때론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지방 현장에서 숙식을 하며 현장감리를 하기도 했는데 이런 경험이 큰 자산이 되었어요.”

그는 “요즘은 작업기간이 수개월이 되는 프로젝트들이 들어와 한해 동안 많은 일을 할 수 없지만, 때론 잠도 못 자고, 주말도 없이 일했던 시간을 거쳐 완성된 프로젝트의 마칠 때의 성취감 때문에 일을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회사명을 ‘디자인 반야 아뜰리에’로 명명한 이유에 대해 “앞으로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역량을 더욱 확대해 설계부터 실시, 감리, 브랜딩까지 진행하는 기업으로 확대하기 위해 회사명을 그렇게 짓게 되었다”고 말했다.

디자인 반야는 ‘디자인의 지혜를 지니는 인테리어 회사’라는 의미로 박 대표의 철학이 느껴졌다.

디자인 반야는 상업시설 인테리어로는 IFC몰 Dint, 항저우 파스텔 베이비 스튜디오 상담카페, 정저우 파스텔 베이비 스튜디오 상담카페, 난징 파스텔 베이비 스튜디오 상담카페, 중국 항저우 로드샵 치킨카페, 중국 항저우 백화점 치킨카페, 산후조리원, 제주 가든하우스, 홍천 까사블랑카, 김포 AMMIELLE 브런치 카페 등을 기획, 실시, 감리 등을 했다.

주거용 인테리어는 송파래미안아파트, 청주아이파크 등 다수 공사를 진행할 때 기획과 실시, 감리를 진행했다. 리모델링 프로젝트로는 서정마을타운하우스를 진행한 바 있다. 또 해외 프로젝트 일을 많이 맡다 보니, 해외에서 브랜드를 안착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을 통해 이해가 되었다고 한다.

이에 박 대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브랜드를 만들 때 인테리어를 통해 매출이 증대될 수 있게 브랜딩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찾는 고객의 어려움을 기능과 미의 정서로 해결하여 공간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인테리어의 재해석

낡았던 종로 익선동 골목에 감각적 인테리어 디자인이 접목되자 종로의 명소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역량을 존중하고, 사업의 핵심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전처럼 갑의 입장에서 여러 인테리어 업체를 불러 견적을 받아 진행했으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땅콩주택이 평당 단가로 평가받지 않고, 건물 디자인 가치로 평가받아 매매가 이루어짐을 보더라도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평생직업을 꿈꾸는 당찬 여성을 보며 레드오션이라고는 하지만 블루오션이기도 한 직업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김경일 기자  imagemo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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