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전통주 제조기업 국순당이 지난 5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상장폐지 위기에 빠졌다.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지만 최근 소비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3일 ▲국순당 ▲한국정밀기계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 ▲유아이디 ▲알톤스포츠 등 5개 코스닥 기업에 주권매매거래를 정지했다고 밝혔다.

국순당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2015년 창고에 보관 중이던 백세주 원료에서 가짜 백수오 성분이 검출됐다는 백수오 사태로 파문이 일면서 83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 55억원, 2017년 36억원, 2018년 28억원 등 영업 손실 규모가 축소되는듯 했으나 2019년 전년 대비 97.44% 증가한 54억 여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은 480억4500만원으로 전년 8.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6억4100만원을 기록하며 89.2% 줄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이달 10일부터 국순당 거래를 정지했다. 이후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받게되며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국순당은 그간 주류 산업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매출 감소에 시달려왔다. 근래 온·오프라인에서 전통주 판매가 급증해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에도 ‘바뀐 주류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주류시장에서 전통주 비중이 축소됐음에도 막걸리를 중심으로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 다만 전통주 시장의 오랜 강자로 자리 잡고 있던 국순당은 ‘약주’(막걸리의 맑은 부분만을 걸러 내 만든 술)로 분류되는 백세주 외의 주력 상품을 개발하지 못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국순당이 최근 막걸리 강화에 나서서 판매량을 늘려오고 있는데다 현금성 자산 및 부동산 등이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거래소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릴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순당 관계자는 "백세주가 법적으로는 전통주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에서 유통할 수 없없어서 온라인 판매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상장폐지와 관련해서는 해당 절차가 진행될 경우 정해진 절차에 따라 회사의 재무상태를 소명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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