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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알아주든 말든
김희정 기자 | 승인 2020.02.13 16:16

[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약간의 거리를 둔다’를 통해 ‘나답게 사는 삶’으로 가볍게 터닝하는 법을 전한 소노 아야코가, 이번 책 ‘알아주든 말든’에서는 나답게 살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인생의 본질’을 말한다.

성공, 성실, 호감, 좋은 관계 등등 세상의 좋은 것들을 나열하고 독려했다면 진부했을 것이다. 저자는 오히려 실패, 단념, 잘 풀리지 않았던 관계 등등 누구나 꽁꽁 숨기고 싶어하는 경험들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인생의 본질을 끄집어냄으로써 나를 직시하게 만든다.

최선을 다했으나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나의 삶일지라도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그 속에는 이미 충분한 자양분이 들어 있음을 알게 한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본질에 충실한 삶은 행복으로 흐른다.

성실함은 반드시 상대에게 만족을 주는가.

타인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가능한 일인가.

혼자일 때 중요한 것은 집단 속에서도 존중받을 수 있는가.

사람은 왜 가까이 있을 때는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가.

불 같은 사랑이 꺼졌을 때의 사랑도 사랑일까.

성실함은 인류 보편의 미덕이지만, 저자는 지금까지 성실함과 엇비슷한 정도의 불성실한 자세로 사람들을 만나왔다고 고백한다. 성실함이 반드시 상대에게 만족을 준다는 보장이 없음을 간파한 것이다. 관계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우리는 관련 없이 있을 수 있을 때만 상대를 좋게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왜냐하면 관계를 맺으면 자연히 상대의 실체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혼자라면 자신을 지킬 수 있어도 집단에 속하게 되면 ‘나’를 잃기가 쉽다. 혼자일 때 자기를 지키는 것은 선(善이)며 미(美)이지만, 집단 속에서 ‘나’를 잃지 않는 것은 이단이란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혼자일 때 중요한 것은 집단에 속한 개인이 되어서도 중요하다.

사랑이란 객관적인 진실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만큼 상대를 오해할 수 있는가이다.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상대를 과대평가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것이다.

불 같은 사랑이 꺼졌을 때 그것을 대신해 가늘고 긴 생명을 갖는 것은 용서다. 그러한 용서를 사랑이라 부른다. 소노 아야코의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은 이렇듯 평범함, 또는 전혀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삶의 본질을 발견하는 반전에 있다. 일상적 모습에서 건져올린 한마디 한마디는 벽에 걸린 교훈이 아닌 마음에 밑줄로 남아 나의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거름이 된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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