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추혜선 의원입니다. 창간 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미디어 빅뱅이라는 단어 조차 옛 시대의 말처럼 느껴질 만큼 미디어 플랫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성과 같은 소수자를 위한 언론, 전문 영역의 정보를 전달하고 해설해 이용자의 삶을 진보시키는 역할을 맡는 언론은 언제나 소중합니다. 소중한 역할을 지금까지 훌륭하게 맡아주신 김희정 대표님과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례로 현 정부의 국무위원 18인 중 6인, 무려 30%가 여성이라며 어떤 언론은 ‘여풍(女風) 내각’이라고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분명 의미있는 진전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토크니즘(tokenism·역사적으로 차별 받는 집단 중 소수만을 받아들이는 명목상의 차별 정책)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해 엄청난 화제를 모은 김지혜 강릉원주대 교수의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선 기존에 여성이 2%이던 회사의 채용 정책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더 공정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남녀 비율이 50대 50으로 바뀌는 것을 더 쉽게 받아들이는 데 반해, 남성의 입장에서는 2%를 유지하는 것을 더 쉽게 받아들이고,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결과는 여성을 10% 채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는 50대 50이어야 평등을 이루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여성이 10%만 돼도 평등을 달성했다고 여기게 되는 심리와 현상,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는 여성에 대한 임금 차별과 여성에게 강요되는 슈퍼우먼 콤플렉스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여성소비자신문’과 같은 여성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민의 대표인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저도 계속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최근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성차별 채용의 문제를 근본부터 바로잡고,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며, 성 평등 돌봄을 실현하기 위해 입법노동자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여성소비자신문’의 창간 9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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