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6일 우리금융그룹 이사회는 긴급 간담회를 열고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거취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자리에서 이사회는 당초 손 회장의 연임 등 기존 지배구조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DLF 사태로 문책경고를 내리고 사실상 회장 연임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한 금감원의 결정과 정면으로 대치해 행정소송까지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이 3차 DLF 제재심에서 손태승 회장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결정하고 윤석헌 금감원장까지 이를 닷새만에 결재하면서 최종 효력이 발생하는 당사자 통보를 앞두고 빠른 절차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 말 이후에 최종 통보가 된다면 주총이 끝난 다음이기 때문에 연임이 가능해진다.

이사회는 “아직 당사자인 손 회장에게 정식으로 통지가 되지 않았는데 거취 문제에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는 사실상 금감원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종적으로 기관과 기관장에게 통보를 해서 징계 효력이 발생하도록 예상되는 시점인 3월초 내로 손 회장의 거취 관련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시간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가능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금감원을 상대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 및 행정소송 제기하는 것이다. 소송을 진행해 징계 절차를 중단토록 하면서 3월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의 연임을 의결하는 시나리오다. 이사회가 손 회장 연임을 사실상 지지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금감원을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금융당국으로서 2008년 키코 사태부터 2019년 DLF까지 같은 맥락의 금융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것을 두고 금융당국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때문에 이러한 여론에 힘입어 법리다툼을 벌일 최소한의 명분을 가질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 대한 관리 권한과 각종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금감원의 결정에 정면 돌파하게 되면 앞으로의 그룹 운영에 리스크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충분한 법리다툼 여지가 있고 금감원 역시 과도한 면피성 징계를 내린 측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금융으로서는 충분히 이번 유보 입장을 내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