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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수출길이 막히고 소비 심리가 외축돼 국내 경제에 타격이 올 것이라는 '우한 폐렴 리스크'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으로 전체 수출 중에서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3년 5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 당시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은 3.5%로 전월 대비 15.7%p 하락했다. 2003년 평균 수출 증가율은 19%대였기 때문에 당시 사스 발발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풀이된다.

또한 같은 기간 전체 수입 증가율도 전월 대비 11%p 감소한 6.5%에 그쳐서 한중 간 교역량 자체에 위축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원은 이 당시 수출입 증가율의 감소가 사스 때문이라고 가정할 경우, 이로 인해 2003년 2분기 GDP 성장률을 1%p 하락시켰다고 봤다.

때문에 중국과의 교역이 침체되면 우리나라 수출 회복 시기역시 늦어져 경제성장이 더욱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대중 수출이 회복세에 들고 미중 무역 갈등이 합의단계에 진입하면서 정부는 부진했던 수출 시장이 올해는 중국을 통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여의치 않게 됐다.

이승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경제실장은 “사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의 심각성은 심리적, 사회적 영향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정부 간 협력 채널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208억을 투입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될 때까지 국민안전 확보와 경제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민들에게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에 임해달라고 전했다.

이에 208억원을 투입해 방역에 힘쓰고 우한 거주 한국인들을 위한 전세기 파견 예산 10억원도 즉시 집행 가능하도록 했다. 만약 예산이 부족하다면 목적 예비비 2조 원도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

한국은행도 27일 이주열 총재 주재 회의를 통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 총재는 “우한폐렴의 전개 상황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경계감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28일 ‘신종 코로나 대책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대책반은 윤면식 부총재가 반장을 맡는다.

코트라(KOTRA)도 28일 서울 염곡동 본사 대회의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가졌다. 권평오 사장 및 간부 직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본사에 설치하고 일일 보고체계를 가동하고 특히 대 중국 수출 및 투자유치 사업과 관련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올해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관련 동향과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외신도 중국 내 경제 상황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사망자가 100여명이 넘어가면서(1월 28일 기준) 중국의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에 타격이 올 것이라는 전망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도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와 사망자 등이 급증하고 대규모 확산 조짐이 보이자 연휴인 춘제 기간을 2월 2일까지 연기했고 이에 상해 등의 도시는 그보다 늦은 9일로 연기했다.

또한 삼성전자, 존슨앤존슨 등의 공장이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 허브 중 하나인 쑤저우 역시 근로자 수백 만명이 복귀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글로벌 경기둔화로 경제 부담을 안고 있는 중국이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이중고를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3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인해 중국 소비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중국 경제 분석가 줄리언 에번스 프리처드는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확연하게 둔화시킬 것"이라면서 "사태를 신속하게 수습하지 못한다면 비관적인 전망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2003년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SARS)가 발생했을 당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1분기 11.1%에서 2분기 9.1%로 하락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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