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이수진 기자]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가계부채 대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국민행복기금이 지난달 29일 출범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오전 한국자산관리공사 본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등 주요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국민행복기금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국민행복기금은 자활의지가 있는 채무 연체자들이 희망을 갖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공약”이라며 “서민들에게 ‘행복으로 가는 희망의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행복기금 이사장을 맡게 된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금융취약계층의 빚 부담을 줄이고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데 국민행복기금이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이사장과 각 금융협회장 등은 효과적인 채무조정 지원을 위해 ‘국민행복기금 신용지원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지난 28일에는 현재 협약 대상인 4121개 금융사 중 97%에 해당하는 4013개 금융사가 협약에 가입했으며, 앞으로 금융사 및 대부업체 등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해 채무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민행복기금 사업 중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전환 사업은 1일부터 바로 시행한다. 또한, 빚 탕감 등을 골자로 하는 채무조정 사업은 22일부터 30일까지 가접수를 시작하고 오는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본 접수를 받아 상담 및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국민행복기금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아직 남아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진보정의당) 의원이 발표한 ‘대학생 학자금 대출 현황 및 개선방향’에 관한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로 인한 신용유의자는 지난 2012년 말 기준으로 4만 3863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중 국민행복기금 수혜 대상자는 4.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대학생 학자금 대출자의 연체와 신용유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기금’을 통한 구제 대상자에는 2000명만 포함돼 수혜자 수가 너무 적다”며 “고액의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로 졸업 이후에도 고통받는 청년들을 생각한다면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행복기금 출범에 따른 빚 탕감 기대감 증가로 가계신용대출의 연체율 역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이 1.26%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1.00%로 연체율 저점을 찍은 후, 지난 1월(1.17%)에 이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계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지난 1월 1.08%보다 0.13% 포인트 증가한 1.21%를 기록해 연체율 상승에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또, 지난해 8월(1.23%) 이후 매달 감소세를 보이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국민행복기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외에도 역차별 문제 등 국민행복기금 출범 전 지적된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수진 기자  ls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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