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17일 전국여성노조원 등이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임금차별 타파의 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우리나라 남성 임금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347만원으로 여성 임근 근로자의 평균 금액인 225만원보다 무려 1.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성별 임금 격차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22일 4대 사회보험 및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별정우체국연금에 가입한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2018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에 따르면 2018년 임금 근로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297만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10만원인 3.4%가 증가한 것이다.

월평균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근로자는 20.4%를 차지해 1년 전보다 0.4%p 하락했다. 중위소득의 150% 이상 근로자는 30.6%로 나타나 전년보다 0.8%p 줄었다. 중위소득의 50%~150% 미만인 근로자는 전년보다 1.2%p 늘어난 49.0%로 나타났다.

소득 구간별로 살펴보면 월 150만~250만원 미만을 받는 경우가 28.9%로 가장 많았다. 2017년보다 3.8%p 많아진 것이다. 반면 85만원 미만은 16.3%, 85만~150만원 미만은 11.2%로 나타났다.

1000만원 이상 고소득자는 0.2%p 증가한 2.2%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성별 임금 격차는 여전히 뚜렷했다. 여성의 평균 소득인 225만원은 남성의 평균 소득 347만원보다 122만원이나 적은 1.5배 차이로 나타났다. 여성의 평균소득이 전년보다 12만원 올라갔지만 남성의 경우 9만원이 올라 증가 폭에 있어서도 차이가 두드러졌다. 중위소득의 경우 남성은269만원, 여성은 180만원이었다.

근속기간도 차이가 났다. 남성의 경우 평균 5.8년으로 여성(4.2년)보다 1.6년 길었다. 여기에 350만원 이상 소득이 있는 비율도 남성은 36.6%였으나 여성은 16.1%에 머물러 큰 차이를 보였다. 1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남성 근로자 역시 3.2%를 차지했지만 여성은 고작 0.7% 뿐이다.

이에 대해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여성의 경력단절 및 출산 등에 따라 남성과의 평균소득이 크게 차이 났다”면서 “앞으로 정부가 발표할 경력단절 여성 대상 정책에 따라 소득 차이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65만원, 50대가 341만원, 30대가 322만원, 20대가 206만원, 60세 이상이 202만원, 19세 이하가 78만원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과 20대는 각각 9만원(4.8%), 8만원(4.0%) 증가했다.

연령대별 남녀 평균 소득 차이도 심각했다. 특히 50대의 경우는 196만원으로 가장 차이가 컸으며 40대 160만원, 60세 이상 122만원, 30대 70만원, 20대 17만원, 19세 이하 11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50대 남성은 418만원을 벌지만 50대 여성은 221만원을 벌어 평균소득보다도 적었다.

20년 이상을 근속한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735만원이었다. 1년 미만의 경우 169만원에 불과했다. 1년 미만 근속자의 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4만원 증가했지만 20년 이상일 경우 16만원 증가했다.

OECD 국가 중 성별임금 격차 최상, UN서 '격차 해소' 권고까지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기준으로 본 성별임금격차 역시 37.1%였다. 이에 2018년에는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권고하기도 했다.

여성계 관계자는 “여성이 서비스업 등에 많이 종사하고 있으니 임금 격차가 당연하다는 일부 지적은 너무 단순한 접근"이라면서 "여성들이 경력 단절과 유리천장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에 진입하는 것과 진입 후에도 근속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데에 원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하지만 그보다 문제인 것은 이제 맞벌이 가정이 대다수인데도 불구하고 당연히 남성이 더 많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잘못된 가부장적 사회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인식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장면은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한지혜와 소유진이 털어놓은 경험담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때마다 출연료가 삭감이 됐다는 것.

관계자는 “어떠한 위치에서 어떠한 일을 하는지를 막론하고 성별 임금 격차 문제는 모든 여성들이 당면했거나 앞으로 마주치게 될 위기”라면서 “고용의 질이 낮은 일자리에 한시적으로 머물고 있는 양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주도하는 동시에 모든 사회 구성원들 역시 성별임금 격차에 관한 인식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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