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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지난해 SK는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그룹 회장의 개인사로 인해 불거진 지분 분할 혼란부터 SK하이닉스의 최저 실적 기록에 이르기까지 그룹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비상상황은 아니더라도 ‘체면’ 구겨지는 장면들이 연출된 것. 이 때문에 안팎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사회공헌과 행복추구 등 시민친화적인 서비스를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그룹에 영향을 주는 개인사적 갈등을 해결하고 주요 계열사의 실적 안정에 더욱 힘쓰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SK하이닉스, 생산과 투자 줄여 ‘긴축경영’ 모색

지난해 10월 말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13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원인은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이었다. 2019년 3분기에 매출액 6조8388억원, 영업이익 472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의 경우 수요 회복이 나타나 전분기 대비 6% 늘었으나 D램의 단위당 원가 절감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폭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6% 줄었다.

아울러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 9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2016년도 2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6.9%로 전분기 9.9%보다 낮아졌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생산과 투자를 줄여 나가기로 결정하면서 2020년을 긴축경영의 해로 다잡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사업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작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차입금이 3조를 뛰어넘은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총 차입금은 2018S년 말 5조2819억원이었으나 2019년 상반기 말에는 8조7472억원을 기록해 3조원 이상이 증가했다.

반면에 보유한 현금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은 1조1288억원이었다. 2018년 말 2조3493억원이었던 것을 보면 1조원 이상이 감소한 것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계획이다. 원가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10나노급 3세대 D램 및 128단 낸드플래시 기반 솔루션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판매를 확대하면서 생산성과 수율 향상과 리소스 관리로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을 밝혔다.

아울러 전략 시장 확대를 위해 고객 만족을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확대해 프로덕트 고객 중심 사업 체계로 진화할 것임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신년 SK하이닉스 인사에서도 효율성 강화 및 시장 확대라는 목표가 읽힌다. 먼저 진정훈 SK하이닉스 글로벌 사업추진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진 사장은 미국 등의 글로벌 시장 확장과 신규 사업 발굴에 필요한 인물이므로 앞으로 글로벌 시장 확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진석 재무·구매담당 CFO가 올해도 연인하면서 안정적인 재무관리를 이어갈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걸음의 일환으로 SK하이닉스는 CES2020에 참가해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반도체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메모리 중심의 세상’을 주제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활용되는 미래도시를 형상화하고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오토모티브(Automotive),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5G 등 6개의 사업 분야와 관련된 반도체 솔루션을 전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128단 4D낸드 기반의 테라바이트급 고성능 낸드 솔루션과 3세대 10나노급 D램의 양산을 본격 시작한다”면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경쟁력 높은 제품들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마케팅 비용 급증’…신사업 대비 조직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021억원으로 전년대비 0.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매출액은 4조5612억원으로 전년대비 9%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73.9% 감소한 27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연결 기준 매출은 9.0% 늘었고 영업이익은 0.7% 감소했다.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5.9% 상승했다. 특히 무선 이동전화 매출은 전년보다 0.1% 증가해 8분기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상승 전환했다.

무선 매출은 5G 가입자 확대로 2조486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0.1%, 전분기 대비 2.1% 증가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작년 9월말을 기준으로 154만명을 넘어섰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5G 마케팅비 및 네트워크 투자비 증가로 인해 2,5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6%, 전분기 대비 8.2%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올해는 5G 설비 투자에 막대한 지출이 생길 것이 예상되는 만큼 재무 안정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난해 말 티브로드 인수합병이 조건부 승인돼 통과까지 마무리되면 SKT가 가진 미디어 플랫폼 가입자수가 1000만 여명 확보되는 등 풍부한 고객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카카오와 지분을 교환하는 동맹을 맺기도 했다. AAA신용등급을 가진 부동의 대표기업이지만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몸을 키우는 전략은 5G 시장을 먼저 국내에서도 안정적으로 선점한 뒤 다가올 글로벌 기업들과의 싸움에 대비한 방패막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AI등 본격적인 미래 사업에 진입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전진해야 하는 필연적인 변화를 앞두고 미국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 이미 선도하고 있는 국가의 대형 글로벌 기업들과 나란히 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 전면적인 기술 투자와 함께 비용 지출 역시 예상된다.

이에 올해 임원 인사 역시 5G 및 New ICT 사업 전체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시행됐다. 박정호 사장은 “2020년은 SKT와 ICT 패밀리사 전체가 가시적인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 대한민국 ICT 혁신의 주축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 모든 조직을 5G 및 New ICT 각 사업 실행에 적합하게 강하고 효율적인 체계로 재편한다”고 말했다.

5G를 중심으로 산업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존 통신 사업과 새롭게 시장을 만드는 New ICT 사업을 양대 축으로 하고 이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실행력을 제고하고 각 영역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Corp1센터는 MNO사업을 지원하고 Corp2센터는 New Biz를 지원한다. 각 센터는 독립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고 담당 사업 영역에 최적화된 경영 계획, 예산, 채용 및 평가 체계를 설계하고 운영한다.

기술 조직은 현재 분산 운영되고 있는 AI센터와 ICT기술센터, DT센터의 사업별 기술지원 기능을 ‘AIX센터’로 통합해 AI가 모든 사업의 핵심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데이터 통합 관리 기능과 이를 위한 데이터 및 IT 인프라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CIO) 조직을 통해 ICT패밀리 및 SK그룹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광고’, ‘게임’, ‘클라우드’ 전담 조직을 별도로 만든다. ICT패밀리사의 통합 광고사업을 수행할 광고 및 데이터 사업단, 게임 및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할 클라우드게임 사업담당과 에지클라우드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차기 핵심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전사 차원의 핵심 사안에 대해 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CIDO(Chief Innovation Design Officer)’를 신설하고, 의사결정 기구인 3대 위원회(CapEx 및 OpEx위원회, 투자심의위원회, 서비스위원회)도 운영한다.

또 SK텔레콤은 수평적 소통과 빠른 실행을 위해 임원 조직 체계를 3단계 이하로 대폭 축소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NO사업부는 산하 사업단 센터 조직을 본부 단위로 재편한다. 예를 들어 ‘사장-사업부-사업단-그룹’으로 구성된 체계를 ‘사장-사업부-본부’로 간소화하는 식이다. ICT 패밀리사 역시 임원부터 대표까지 의사결정 구조를 3단계 이하로 축소해 가볍고 빠른 체계를 만들 방침이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 3년간 국내 1등 통신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New ICT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이루었다”면서 “올해부터 ICT패밀리사 모두의 고른 성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New ICT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사진제공=뉴시스

최태원 회장-노소영 관장 지분 분할 이혼소송…SK 지배구조 변화 생기나

한편 최태원 회장과 이혼 불가로 일관하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 회장에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위자료 3억원과 이혼 성립 후 최 회장의 SK 주식 42.29%를 분할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18.29%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42.29%는 전체 SK 주식의 약 7.73%에 해당된다. 때문에 현재 노 관장이 보유한 0.01%에 7.73%가 더해진다면 최 회장에 이어 2대주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현재 2대 주주는 동생이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 지분율은 6.85%다.

일각에서는 “회장의 개인사로 인해 그룹의 지배구조 자체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최태원 회장이 추구하는 공동체의 행복을 필두로 한 현 시대 흐름과도 맞지 않는 일”이라면서 “조직유연화와 행복추구도 좋지만 개인사적 갈등으로 인해 그룹의 향방이 좌우될 수 있다는 문제를 인지하고 그룹의 안위를 위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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