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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20일부터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SGI서울보증 전세대출보증에 제한이 생긴다. 혹은 이미 보증부 전세대출을 통해 전세살이를 하면서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할 경우에는 기존 전세대출이 회수될 수 있다.

이러한 정부의 고강도 정책은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는 지난해 12월16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후 그 후속조치에 해당한다.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및 SGI의 모든 보증부 전세대출 대상이다.

적용범위는 20일 이후에 전세대출을 신청한 경우다. 20일 전에 계약을 했다면 차주의 증빙에 따라 제외될 수 있다. 때문에 20일 전에 체결한 전세계약 존부 및 계약금 납부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SGI 전세대출보증을 이용 중인 고가주택 보유 대출자의 경우 만기가 된다면 당해 연장이 가능하지만 이사를 하거나 대출 증액이 필요할 경우에는 신규대출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대출이 진행되지 않는다.

주거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일을 기점으로 15억원 이하 고가 1주택 차주가 전세계약 등 전셋집을 옮기면서 증액하지 않고 대출을 다시 이용해야 할 경우에는 4월 20일까지 1회 SGI 보증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주택 보유자들일 경우 적용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고가주택을 보유했다고 해도 직장 및 자녀교육 등 실수요로 인해 보유주택이 있는 시·군 밖으로 옮겨 전셋집 거주가 필요한 경우에도 허용이 된다. 그러나 이 경우는 보유주택과 전셋집 모두 실거주하는 세대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20일부터는 전세대출보증을 이용한 후에 고가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전세대출 회수를 당할 수 있다. 이 역시 20일 이후 전세대출을 신청한 경우에 적용되며 그 이전 계약 체결 건은 해당되지 않는다. 아울러서 대출 약정시점에 ‘고가주택을 취득하거나 다주택자가 되는 경우 대출이 회수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추가 약정이 필요하다.

갭투자 방지를 위해서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 역시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10억 짜리 주택 보유자가 강남 대치동 8억짜리 전셋집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보유주택을 전세 6억에 주게 될 경우, 10억 원의 경우 고가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모자란 전세 보증금 2억을 대출로 충당할 수 없어 이사를 포기해야 한다.

9억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한 상황에서 2억 대출을 받고 7억원 전셋집에 살 경우에 만약 집주인이 보증금 상향을 요구할 시 대출을 증액 받을 수 없다.

보유세 강화 기조에도 다주택자 늘어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고 다주택자들은 늘어났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보다 증여를 선택했기 때문. 국세통계 자료를 보면 2018년 증여세 신고 대상 재산 및 신고 인원은 27조4114억원과 14만5139명으로 1년 사이에 각각 17%, 13%씩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증여 신고액 역시 1억8900만원으로 2017년(1억8173만원)보다 4%나 늘어났다. 여기에는 주택을 포함한 건물 증여가 많았고 신고건수와 신고액도 각각 28%, 42% 상승했다.

전국 주택소유자 1401만 명 가운데 다주택자의 비중도 15.6%로 늘어나 전년대비 0.1%p 상승했다. 2주택 보유 역시 166만 명에서 172만1000명으로 6만1000명이 늘어났다. 3주택 보유자도 27만2000명에서 28만명으로 8000명 증가했다. 5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11만5000명에서 11만7000명으로 늘었다.

2채 이상을 보유한 경우가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가 21.7%로 전국 1위였다. 강남구민 14만4400명 가운데 3만1300명이 다주택자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제주 서귀포시 20.9%, 세종시 20.6%, 서울 서초구 20.5%, 충남 당진시 20.4% 등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1.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9·13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7개월동안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7월부터 다시 연속 상승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매물을 내놓게 만들기 위해서는 보유세 강화만이 아닌 거래세 인하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낮춰야 할 시점을 놓치게 될 경우 주택 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 있어서 실수요자에 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귀해진 매물‧월세 증가로 세입자 부담 증가

고가 주택 혹은 다주택보유자들이 위축되면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전세세입자들이거나 전셋집이 필요한 자들이다. 특히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반전세 형태의 월세로 전환하자는 통보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이미 전세금의 증가와 매물 품귀 현상으로 인해 다른 전셋집을 찾아 계약을 체결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반전세로 월세를 내는 형식으로 재계약을 체결하거나 이사를 해야 하는 등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거래가 이루어진 반전세 건수는 총 1417건으로 집계돼 전달인 11월에 이뤄진 1034건에 비해 37% 많아졌다. 집주인들이 규제를 의식해 반전세로 전환하거나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비중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집주인들이 부담이 증가하면서 전세보증금 월세까지 지불해야 하는 ‘반전세’ 형태의 월세 증가 조짐이 보이고 있어 세입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집주인들의 입장에서는 월세를 통해 보유세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

아울러 지난 1216정책 시 주택담보대출에 규제가 생기면서 매매보다 전세 수요가 많아지며 결국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어 매물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더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의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증가 추세를 보이며 상승세가 지속 중이다.

이런 전셋값 상승세는 특히 강남이나 목동과 같은 학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목동이 있는 양천구는 0.33%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강남구(0.23%), 서초구(0.22%) 등도 다른 구에 비해 상승률이 높았다.

전셋값 강세는 설이 지나고 이사철이 다가오면 더욱 과도해질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현재 이러한 혼돈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민들을 위해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야기하고 주거비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대통령 신년인사회에서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안정 되어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주거비용 증가 등 주택보유자가 아닌 전셋집 거주자 등의 주거 불안에 대한 마땅한 보완책보다도 “대책을 내놓으면 상당 기간 동안 효과가 먹히다가도 결국 다른 우회책인 투기수단을 찾아내는 게 투기자본이므로 지금 대책이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면서 고강도 규제 방안을 연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지적에 관해서도 “거래세 완화 부분은 길게 보면 맞는 방향이지만 당장은 취득세·등록세 등 지방정부 재원이므로 당장 낮추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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