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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퇴직자와 그 가족들을 상대로 분 단위로 사생활을 감시해왔다는 의혹에도 모르쇠로 일관해온 세스코(회장 전순표)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14일 MBC 뉴스데스크는 세스코의 직원 사찰 의혹을 보도하면서 세스코가 그간 '시장조사팀'을 운영하며 퇴직자와 가족들의 개인정보와 동선 등을 감시하고 '동향조사보고서'에 기록해왔으며 2017년 1월에만 총 58명의 전 직원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에는 주민등록번호 및 집주소와 휴대폰 번호 등의 개인정보 기록은 물론이고 우편물 열람 내용 및 심지어는 퇴직자 어머니의 차량 정보와 연락처 등이 기재돼 있기도 했다.

세스코는 입사 시 직원들에게 퇴사 후 5년 이내에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않는 내용 등이 담긴 서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어길 시에 5억 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퇴직자 사찰의 이유가 영업기밀 유출 방지 때문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세스코는 해당 의혹에 대해 시장조사팀은 내부에 없다며 전면부인하고 있으나 세스코의 사찰 의혹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시선이다.

세스코, 2017년 노조사찰 의혹.. 오히려 직원 고소하기도

세스코는 지난 2017년에 노조간부 및 조합원을 감시하고 사찰한 의혹을 받았다. 노조사찰 정황이 담긴 내용을 촬영한 직원을 건조물침입 혐의로 고소한 것. 그러나 해당 직원은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노조원 사찰에 이어 이번엔 퇴직자에 가족까지 감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상습범이다",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런 곳이 1위 기업이라니 국민으로서 창피하다”라는 등 공분을 쏟아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도 이러한 행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위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동종업계 이직을 막으려는 의도로 사찰했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동향보고서 형태의 명부 역시 블랙리스트 작성을 금지하는 근조기준법 40조 위반에도 해당되고 특히 가족들의 정보까지 수집한 것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서약서에 있는 ‘비밀보호와 겸업금지 서약’ 내용 관련, 5억이라는 과중한 금액 때문에 유사 업종 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막는 부당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류하경 변호사는 “우편물까지 취득해서 몰래 열어보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상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벌금형 없는 중범죄”라고 전했다.

이에 세스코 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탄압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사찰 실행 관련자들을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스코 측은 여전히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극구 부인하고 있어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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