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남북경제협력을 위해 ‘지식재산권 교류부터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변리사회는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무렵 남북한 지식재산권 교류를 촉구하고 상호 특허출원 허용, 지식재산권 등록, 권리 행사를 제안한 바 있다. 특히 남북 지식재산권 상호인정과 통합 모델 준비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 연구에 들어갔다.

북한에도 우리와 같은 지식재산권에 관한 법과 제도, 기관이 있는지 궁금증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 현지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그렇다.

경제 국제화 시대를 맞아 특허권, 상표권 등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사업을 펼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의 선례가 이를 잘 말해준다.

북한의 지식재산권 법과 규정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북한도 우리의 지식재산권 관련법과 제도에 해당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우리의 산업재산권에 해당하는 개념인 ‘공업소유권’이란 용어를 쓰고 있는 게 다를 뿐이다. 북한의 지식재산권은 공업소유권과 저작권으로 나뉜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지식재산권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은 산업재산권 관련법 체제도 갖추고 있다. 1998년 전에는 ‘발명 및 창의 고안에 관한 규정’과 ‘상표 및 공업도안에 관한 규정’으로 이분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1998년 이후 들어서는 각각의 독자적 법률 형태를 갖추고 있다. 발명법(특허법), 창의고안에 관한 규정(실용신안법), 공업도안법(디자인보호법), 상표법, 원산지명법, 저작권법 등을 만들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법체계를 바탕으로 한 북한의 산업재산권 간련 행정기구는 국가과학원, 발명총국, 발명심의처가 있다. 국가 품질 감독국, 상표 및 공업도안처, 심사과 등도 있다. 여기서 발명총국은 종래 발명위원회가 개편된 것이다.

우리의 특허청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내각과학원 소속이다. 발명총국 업무는 발명 및 특허 장려, 발명 및 창의고안의 심의‧등록, 발명 및 창의고안의 보호 등이다.

상표 및 공업도안처는 우리의 ‘부’ 단위급 외국으로 알려진 국가품질감독국 아래 기관이다. 삼표 및 공업 도안에 대한 정책 수립과 관련업무 접수, 심사, 이의신청 심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북한의 저작권 업무는 정무원 문화예술부가 맡고 있다.

그러면 북한의 산업재산권 출원업무 흐름은 어떨까. 구체적인 절차와 방식에 있어선 우리와 약간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출원 때 행정기관이 정한 출원 양식에 따라 대리기관을 통해 필요한 서류를 기한 내에 내야 한다.

심사(심의)는 형식(방식)과 본질(실체) 심사가 이뤄진다. 형식 심사가 끝나면 3단계의 본질 심사를 거쳐 등록이 결정된다. 만약 거절 결정통지서를 받으면 3개월 내에 재심의(의견제시)를 요청할 수 있다.

북한에도 우리처럼 특허법률사무소와 변리사가 있다. 다만 부르는 용어가 다르다. 특허사무소를 ‘특허상표대리소’ 또는 ‘대리소’라고 부른다.

세계 지식재산권기구(WIPO)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무소 현황을 보면 평양에만 12곳이 있다. 변리사는 발명대리기관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사람이나 기업이 특허권, 상표권 등을 받으려면 ‘특허상표 대리소’를 찾으면 된다.

박종배 드림월드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  expert@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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