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이용해 현금 없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밴딩머신’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 6일 '현금없는 사회'로 진입한 스웨덴 등의 부작용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 역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스웨덴과 영국 및 뉴질랜드 등 3개국은 2000년대 이후 비현금 지급수단(신용카드·모바일 지급수단 등) 이용 활성화로 현금사용이 감소하면서 현금없는 사회로 빠르게 진입했다.

이 국가들에서는 ① ATM 등 현금공급 창구 축소에 따른 국민의 현금접근성 약화 ② 취약계층의 금융소외 및 소비활동 제약 ③ 최종 결제수단으로서 현금사용 선택권을 보장하는 공적 화폐유통시스템 약화 등과 같은 문제점이 공통적으로 발생했다.

이들 국가들은 상기 문제점에 대처하고자 정부와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정책적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스웨덴은 국민들의 현금접근성 유지를 위해 상업은행의 현금취급업무(입·출금 서비스 등)를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우체국에 대한 정부 예산지원과 ATM운영업체에 대한 감독 강화· 화폐유통시스템 통합관리 협의체 설치 등의 대응책을 발표한 상황이다.

뉴질랜드는 화폐유통시스템에 대한 중앙은행(또는 정부)의 적절한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노 캐시족' 젊은층 집중… 현금 선택권 유지 필요해

한국은행은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도 현금없는 사회로의 진행과정에서 취약계층의 금융소외 및 소비활동 제약과 공적 화폐유통시스템 약화 등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필요한 대응책 마련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 취업포털 인쿠르트의 내용에 따르면 성인 중 1명은 하루 지출 중 단 한 번도 현금을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지출 중 현금을 쓰는 비율은 25%에 그쳤다.

하루 동안 현금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응답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가 2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30대가 24%로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는 40대가 20%였다. 50대와 60대는 각각 20%와 3%를 차지했다.

이는 연령대가 올라갈 수록 현금 사용 빈도가 높다는 뜻이 된다. 키오스크 및 현금 취급 불가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비자층은 결국 고연령자이므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내에서 현금 없는 매장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단연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4월 전체 매장(1280개)의 60%인 759곳이 '현금 없는 매장'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스타벅스는 "결제 수단 간소화를 통해 고객 대기 시간과 현금 정산 업무 시간이 줄었다"면서 "여유 시간만큼 고객 서비스는 더욱 강화했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아닌 소비취약층을 고려한 고객 서비스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있었다.

한국은행은 “모든 국민들의 화폐사용에 어떠한 불편도 초래해서는 안 되며 현금없는 사회 관련 국내외 동향과 주요국의 대응조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국민의 현금접근성 및 현금사용 선택권 유지를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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