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IBK기업은행장에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임명됐다.

윤종원 신임 IBK 기업은행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 기업은행 본점에 출근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기업은행 노동조합 등이 ‘관료 출신 행장’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탓이다. 노조는 윤 신임 행장이 자진사퇴 할 때 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 반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며 “관치금융을 저지하자”고 주장했다.

출근하는 윤 행장과 마주한 허권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은 “윤종원 전 수석은 능력이 안 된다. 기업은행은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내릴 만한 곳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낙하산 인사를 적폐 중 적폐라고 하며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도 낙하산 인사를 독극물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행장이) 자진사퇴하고 돌아가는 것이 대한민국 금융산업을 살리는 길”이라며 “그렇지 않는다면 끝없는 투쟁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행장은 “함량미달 낙하산이라고 지적하셨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중소기업과 기업은행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기업 은행 노조는 윤 행장 선임에 대해 은행 등 금융업 실무 경력이 전무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기업은행은 2010년 조준희 전 행장을 시작으로 권선주·김도진 전 행장까지 3연속 내부출신 행장을 배출해냈다. 그러는 동안 기업은행 총자산이 2010년 163조4000억원에서 2018년 260조8900억원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노조는 이 때문에 “그간 내부 출신 은행장들이 외형 성장은 물론 내실도 다져왔다”며 “관료 출신 후보들은 기업은행 행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노조 반발이 거세지면서 윤 행장은 약 10년 만에 ‘낙하산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실적을 거두는 한편 조직도 안정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번 행장 임명 절차 지연으로 미뤄진 내부 인사 단행도 숙제로 남아있다. 만일 노조와의 갈등에 대한 봉합 없이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윤 행장표 인사에도 노조 반발이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윤 행장은 기업은행 인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 노조를 비롯한 금융노조는 윤 행장의 임명이 철회되거나 그가 자진 사퇴할 때 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960년생인 윤 행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해당 학교에서 행정학 석사,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거시경제, 국내·국제금융, 재정, 산업, 구조개혁 등 경제정책을 담당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