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CJ그룹이 2020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최근 사업 확장으로 인한 채무 급증 등 악화된 재무상황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는 강신호 총괄부사장이 선임됐다. 강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며 ‘비비고’ 브랜드의 확산을 진두지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확산과 가정간편식(HMR) 등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이사 역시 외국계 브랜드와의 경쟁 속에 토종 ‘헬스앤뷰티 스토어’의 지속 성장을 견인, 중소 K뷰티 업계와 상생의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J 여성임원 중 최초로 내부승진을 통해 부사장까지 오른 인물도 등장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최진희 대표이사는 ‘호텔델루나’, ‘아스달 연대기’ 등 K드라마의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신임 부사장을 필두로 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여성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번 인사에서 발탁된 신임임원들 중 4명이 여성이다. 전체 신규 임원 중 여성 비율이 20%를 넘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양사 출신으로 영업실적 상승에 기여한 CJ프레시웨이 배수영 FS본부장, 영화상영관을 복합문화공간(컬처플렉스)으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한 CJ CGV 박정신 신성장담당(45) 등이 포함됐다.

한편 CJ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총 58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예년의 70~80명에 비해 적은 규모다. 신규 임원 발탁 규모도 19명으로 지난해 35명의 절반에 그쳤다. 지주사를 팀제로 전환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하고 이에 앞서 지주사의 인력 절반 가량인 200여명을 계열사로 보내기도 했다.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주의 원칙에 따르다보니 승진 임원이 줄었다는”게 그룹 측 설명이다. 최근 사업 확장으로 인한 채무 급증 등 악화된 재무상황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은 최근 2년간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M&A)를 추진하면서 채무가 급증해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인수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그룹은 최근 자산 매각을 결정하고 재무구조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CJ그룹은 올해 CJ헬로와 투썸플레이스를 1조1800억원에 잇따라 매각했다. 이어 8500억원에 달하는 CJ제일제당의 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번지 외 토지와 건물을 케이와이에이치(KYH)에 처분키로 결정했다.

구로구 공장부지와 건물을 2300억원에 부동산신탁수익회사(REITs)에 매각도 추진 중이다. 또 서울 중구 필동에 있는 CJ인재원 한개 동을 CJ ENM에 매각해 528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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