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그룹 경영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 자료를 내고“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또 “(조 회장이)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며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주요 주주들과 조 전 부사장 측이 연대하고 조 회장 측과의 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 격차가 근소해 조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4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이후 아내 이명희 고문과 자녀 조현아·원태·현민 삼남매는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를 각각 1.5:1:1 비율로 상속받았다. 이 고문은 5.27%, 전 부사장은 6.43%, 조 회장은 6.46%, 조 전무는 6.42%로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간 차이는 0.03% 수준이다.

현재 한진칼 주요 주주는 지분율 15.98%의 KCGI와 지분율 10%의 델타항공, 및 최근 6.28%까지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등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내년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 연대하고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제동을 걸면 조 회장측과의 경쟁이 시작될 것” 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또 다른 시각으로는 “오너 일가와 관련해 이슈가 많았던 만큼 경영권이 흔들릴만한 분쟁을 일으킬 수는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입장문 발표에 다라 향후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취할 입장에 재계의 시선이 모인다. 만약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등에서 ‘표 싸움’이 벌어지면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이와 관련해 조 전무와 이 고문이 정확히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재계 일각에선 반도 건설 계열사들과 이 고문이 손을 잡을 가능성을 따지는 시각도 있다. 반도 측이 공시를 통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힌 상태지만 지분 10%를 보유한 3대 주주 델타항공이 조원태 회장의 우군인 만큼 만일 이명희 고문이 조 전부사장 측에 선다면 반도 계열사들과 연합 할 수 있다는 추측이다. 조 회장과 델타항공과의 지분을 합치면 16%를 넘어 KCGI(15.98%)를 넘어선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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