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훼손‧파손 피해 가장 많아
이사 당일 추가 비용 요구하기도

[여성소비자신문=송혜란 기자] 소비자 박모씨는 최근 새집으로 이사 중 추가비용 요구, 가구 파손 등 이사업체의 만행에 대해 <여성소비자신문>으로 피해를 호소해왔다.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박 씨는 “추가 비용이 일절 없다는 업체의 약속과 달리 당일 이사를 도우러 온 인부가 사람이 더 필요하다며 추가비용을 요구했다”며 “비용을 더 내 이사가 깔끔히 됐으면 그냥 넘어갔을 텐데 가구가 파손되는가 하면 디지털 액자가 없어지는 등 일 처리도 엉망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소비자 최모씨도 얼마 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최 씨는 “이사업체를 통해 이사 후 남은 짐을 정리하던 중 장롱이 파손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나한텐 말도 안 하고 테이프로 붙여놨었다”며 “심지어 신발장까지 시트지가 벗겨져 있어 항의했더니 '장롱은 본드로 붙여주고 신발장은 시트지로 땜질해주겠다'는 어이없는 말만 늘어놨다”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이처럼 지속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이사가 줄었음에도 이사 관련 피해는 오히려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이사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사례는 1417건으로 연평균 283건이 접수,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다가 2010년과 2011년은 각각 25.0%, 25.1%씩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피해 유형은 이사 도중 가구가 훼손되거나 파손된 경우(70.6%)였으며, 이어 계약 사항 미이행(12.4%), 이사 화물 일부 분실(10.0%), 이사 당일 추가 비용 요구 등 가격‧요금 관련 피해(6.5%) 순이었다.

특히 이사업체 이용 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최 씨는 “업체에 계약서를 요구하니 '뭐 이런 걸 계약서로 쓰냐'며 명함에 사인 하나만 해줬다”며 “장롱이 파손됐는데 혹시 계약서가 없다고 보상도 못 받는 건 아닌가. 이사업체가 배 째란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측은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이사화물이 훼손되거나 파손된 경우 이사 당일 사업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확인서 및 사진 등을 확보해야 훼손ㆍ파손 시기에 대한 다툼을 방지하고 피해 배상을 받기 쉽다”며 “사업자가 계약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계약서가 없으면 사업자가 계약 당시와는 다른 주장을 해도 사실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이사 전 반드시 이사화물 목록과 차량수, 비용 등을 기재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업자가 부당한 운임을 청구하거나 추가작업 수고비 등을 요구한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소비자는 부당요금반환 및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이사화물의 멸실, 파손, 훼손 등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액은 사업자가 직접 배상하되 피해물품이 보험에 가입돼 보험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동 금액을 차감한 후 배상받을 수 있다. 

송혜란 기자  hrso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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