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오피니언 칼럼
[권갑하 시인의 시조사랑 캠페인 9] 정완영 시인의 고향은 없고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 승인 2019.12.14 17:30

[여성소비자신문] 고향은 없고

정완영

 

고향에 내려가니 고향은 거기 없고

고향에서 돌아오니 고향은 거기 있고

흑염소 울음소리만 내가 몰고 왔네요.

My hometown is gone

When I go to my hometown, I realize it is not there.

When I'm back from my hometown, I realize it is right there.

So I've brought only the bleating of a black goat here with me.

정완영(1919~2016)

경북 김천 출생. 1960년 ‘조선신보’,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으로 등단. 시조집 ‘채춘보’ 등 29권 출간. 교과서에 ‘분이네 살구나무’, ‘배밭머리’, ‘부자상’, ‘조국’, ‘’봄 오는 소리‘ 등이 수록되었다. 중앙시조대상 등 수상 다수. 김천시 남산공원 ‘백수시비’ 등 다수 시비가 건립되었다.

우리의 전통시인 시조가 ‘정형시’라면 100여 년 전 서구에서 들어온 시는 ‘자유시’다. 따라서 오늘날 ‘시’라고 하면 시조와 자유시가 함께 말한다. 문인들의 활동 단체도 나뉘어져 있고, 언론사 신춘문예 공모도 ‘시(자유시)’와 ‘시조’로 나뉘어져 모집되고 있다.

서구문화에 매몰되는 우리의 잘못된 근대화로 우리 것을 폄훼하는 의식 속에 시조도 진부한 장르로 치부되어 외면, 소외당하는 길을 걸어 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920년대 시조부흥운동이 일어났고, 1980년부터는 중앙일보가 ‘겨레시 짓기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자유시에 비해 아직은 창작 인구가 적고 우리 것을 폄하하는 국민들의 인식으로 인해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조를 세계에 알리는 작업도 소홀하여 세계인들은 시조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에 일본의 정형시인 하이쿠는 개항 때 서구로 역수출되어 20세기 영미문학의 흐름을 주도한 이미지즘을 촉발시켰으며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시 형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자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시를 세계에 소개한 결과다.

최근 들어 우리 시조도 외국에 소개하는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동안 하버드대 맥켄 교수가 이러한 활동에 앞장서왔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문인협회에서는 최근 필자가 책임을 맡아 현대시조의 거장 백수 정완영 시인의 대표작 100편을 영어, 일어, 중국어로 번역한 시조집 ‘엄마목소리’를 출간했고, 시조분과(회장 김민정)에서는 303명의 시조를 영어로 번역한 시조집 ‘해돋이’를 출간했다. 그동안 김민정, 유성규 시인 등의 작품이 영어로 번역되어 국제 펜클럽 회원국과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등에 보급되었다.

이러한 활동들이 이어지면 우리 시조도 조만간 세계적인 시로 인기를 끌날이 올 것이다. 우리 문화의 정수라는 점에서도 시조 세계화의 의미는 매우 크다. 20세기 서구인들이 ‘하이쿠 스타일’에 열광했듯이 21세기에는 ‘시조 스타일’에 열광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시조백일장 12월 장원>

가을을 보내며

-오인택(서울시)-

무심코

돌아보니

창가에

눈 내린다

 

붉은 옷

그대 품에

안기려

했건 만은

 

어느덧

가버린 그대

쌓여 가는

빈 마음

 

시조 백일장 공모 안내

우리 민족시인 시조 창작 확산을 위해 ‘시조 백일장’을 공모합니다. 한 수로 된 시조(기본형 음절 수 : 초장 3/4/3(4)/4, 중장 3/4/3(4)/4, 종장 3/5/4/3)를 보내주시면 매월 장원을 뽑아 상품을 드리고 시인 등단을 지원합니다. 보내실 곳: sitopia@naver.com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sitopia@naver.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