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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외양간 고치기’로 ‘쥐 노래’는 그만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9.12.14 17:16

[여성소비자신문]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까지 한 목소리로 ‘북한의 비핵화 약속 지키기’를 촉구하는데 왜 그 명단에 대한민국은 빠져있다는 거야?” “그야 당연하지. 김정은이가 겁나서 그러는 게지. ‘겁먹은 개’, ‘삶은 소대가리’ 취급받는 우리 정부가 철책선도 부수고, GP도 철수하고, 국정원 해체, 기무사 해체, 군부대까지 해체하고 있지 않는가. 이 정권은 이런 게 자랑스러운지 집권 후 최고의 치적이 한반도 평화라고 너스레를 떨고 있으니 말이야.”

얼마 전 송년회 참석 자리에서 소주잔이 좀 돌자 터져 나오는 푸념들이었다. 자영업 하는 친구의 탄식은 딱하다 못해 숙연하기까지 하였다. “내년 경제 성장률이 잘해야 1.8% 정도라네. 경제 10대 대국이 40위로 폭망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니까. 차라리 IMF 때가 이보다 더 나았어. 그런데 청와대에서 잔머리 굴리는 친구들은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건물 값이 뛰어올라 가만히 있어도 수십억씩 재산이 늘어난다네.”

그러자 이번엔 대통령 주위의 권력자들에 관련된 온갖 불법과 비리, 뻔뻔스러움에 대한 성토가 시작되었다. 지금껏 정의와 인권, 선한 양심 같은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 자신들의 탈법과 불법이 들어나자 이번에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고 제도적 불공정 때문이고 정치 탄압이란다. 오히려 큰소리치는 이 권력자들이야 말로 늑대보다 못한 쥐새끼들이다.

황금 돼지의 해라며 대박이라도 터질듯 한 꿈과 기대로 시작되었던 2019 기해년은 서민들의 기쁨과 웃음을 슬픔과 분노로 바꾼 서글픈 한해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이면 2020년 경자년(庚子年) 쥐띠의 해가 떠오른다. 쥐 가운데서도 흰쥐의 해이다. 동양에서는 흰 동물은 좋은 의미로 해석된다.

꿈에 흰쥐를 보면 조상의 도움을 받게 될 길몽이라며 좋아한다. 그러나 현재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볼 때 우리나라 어디에도 흰쥐의 흔적은 볼 수 없고 여기저기 불쑥불쑥 나타나는 탐욕에 가득 찬 큰 쥐들만 가득하다.

자신과 자기 패거리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큰 쥐들의 찍찍거리는 소리들만 요란스럽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도 자신의 유익만을 좇아서 잔꽤와 술수를 부리는 데 서슴치 않는 부류의 소인배들을 일컬어 석서(碩鼠) 즉, 큰 쥐라고 불렀다.

‘큰 쥐야, 큰 쥐야, 내가 거둔 곡식 먹지 말거라. 삼년씩이나 너를 고이 길렀건만 큰 쥐야, 큰 쥐야, 소리 내어 늘 찍찍 울어대며, 간교한 말로 인간을 해치나니, 듣기만 하여도 마음이 끔찍하여라.’

매월당 김시습(金時習)이 노래한 석서(碩鼠)라는 한문시를 우리말로 옮긴 ‘쥐 노래’이다. 김시습의 쥐 노래에 등장하는 큰 쥐 역시 머리에 뭔가 좀 들었다는 유식한 쥐를 나타내는 말로서 당시의 탐관오리들을 일컫는다. 김시습은 약 560여 년 전 이씨조선 시대 수양대군이 단종을 내몰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책을 모두 불 태워 버리고 중이 되어 방랑했던 생육신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한자로 된 사자성어인 석서위려(碩鼠危旅) 라는 말이 있는데 석(碩)이 의미하는 바는 학문을 익혀서 학식과 지식이 높고 크다는 뜻이고, 위려(危旅)는 국가와 민족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여 나라의 해가 된다는 뜻이다.

즉, 유식한 체하는 쥐새끼가 주인정신을 상실한 채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는 뜻이다. ‘석서위려’ 사자성어야말로 요사이 우리나라를 위태롭게 하고 국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현 집권세력의 권력 지도층을 연상시키는 적절한 표현이다. 입만 열면 민주화세력, 사회정의, 공정사회를 외쳐대는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무능은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의 우리나라를 집권 2년 반도 채 못 되어 세계 40위권으로 추락하는 폭망을 불러왔다.

국정감사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얼마로 산정했느냐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답을 못하는 경제수석을 둔 문 대통령도 참으로 딱하기도 하다. 그러니 경제 폭망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는가.

경제수석 뿐이랴. 민정, 정무수석 등 대통령 주위에는 사악한 잔꽤만 넘치는 석서(碩鼠)들이 자신의 사욕과 권력 유지를 위해 온갖 불법, 반칙, 불의, 매관매직을 자행하고 있으며 갖은 위선적 행동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파렴치범들이다.

게다가 자신들의 장기 집권에 필요한 좌파 세력의 환심을 사기 위해 미군철수를 주장하고 일본에 대한 증오감을 일으켜 국민들의 표를 모은다.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중국편에 서야 하고 극악무도한 북괴 김정은 정권에게는 순한 양처럼 순종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 세계 강대국들이 대한민국은 안중에도 없고 문재인 대통령은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듯하다.

안타깝게도 세계적인 미래 또는 경제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은 ‘불확실성 지속’의 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요동치는 2020년에도 2019년처럼 북한과 미국의 눈치만 살피며 ‘쥐 노래’만 부르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영어 표현 가운데 ‘20/20 hindsight'라는 관용어가 있다. hindsight라는 단어는 일이 끝나고 나서야 뒤늦게 진실을 깨닫는다는 뜻이고 20/20(twenty twenty)는 양 눈의 시력이 아주 좋다는 뜻으로 우리나라 안과병원에서 쓰는 용어로는 2.0/2.0 정도의 의미이다.

즉, 사물을 명확하게 보고 깨닫게 되는 지혜를 의미한다. 어떤 사실이나 진실은 그 일이 지나고 난 후에 확실해지므로 지난 일의 잘잘못을 명확히 깨닫고 이를 거울삼아 다가오는 미래에는 실수 없이 지혜롭게 더 잘해보자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관용어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의 속담에 비유하여 사용한다. 2020년에는 우리 국민들에도 ‘20/20 외양간 고치기’의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다행히도 내년 봄 4월에는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아마도 이 정부와 집권세력은 좌파의 전가보도가 되어온 포퓰리즘(populism) 즉, 대중영합주의를 선거 전략으로 국민들에게 공짜 선물들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20/20 외양간 고치기’ 지혜로 큰 쥐들의 등장을 차단하자.

‘세계에 공짜는 없다. 다만 공짜를 잘 활용하는 사람만 있다’라는 경고를 명심하자. 러시아 속담에도 ‘공짜 치즈는 쥐 덫 위에만 있다’고 하지 않는가. 공산주의 국가들과 베네수엘라와 같은 실패한 사회주의 국가의 비극을 상기하면서 포퓰리즘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낭비하고 폭망케하는 만국 병이요 마약임을 확신하는 ‘20/20 외양간 고치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주 인용하는 20/20(twenty twenty) 중의 또 하나가 기독교 성경 중의 출애굽기 20장 20절(Exodus 20:20)이다. 내용인즉 ‘모세가 백성들에게 일러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께서 너희들을 시험하는 것은 너희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더 이상 죄를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대중영합주의 공짜선심에 속아 큰 쥐들의 집권을 허락한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2020년 새해에는 출애굽기 20장 20절의 담대함으로 ‘20/20 외양간 고치기’를 실천하자. 더 이상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괴롭히는 ‘쥐 노래’는 던져버리자. 그래서 평안과 번영의 복을 누리는 흰쥐 띠의 해가 되기를 소원해본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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