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경기 불안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자영업 시장은 추운 날씨만큼 빙하기를 겪고 있다.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3000명(8.7%) 감소했다. 10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26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1000명 증가했다.

이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임대료, 불경기에 따른 위험요소 감소 등의 원인으로 소자본 창업에 나서는 이가 많다는 반증이다. 특히 3040세대가 고용원이 없는 창업에 뛰어드는 경향이 높다. 이유는 취업률 감소다. 3040대 취업자는 2017년 10월 이후 25개월째 감소했다. 지난달 3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만명 줄었고 40대 취업자는 14만600명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를 주도하는 2030세대의 트렌드에 대한 흥미로운 발표가 눈길을 끈다. 20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2020년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분석서다. 1984년생부터 1996년생까지를 밀레니얼세대라 부른다.

그리고 1997년생부터 2010년생까지는 Z세대다. 대학내일연구소는 밀레니얼과 Z세대의 마이크로 트렌드가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주류 트렌드로 진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년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자영업 시장에서 이들은 주고객층이다. 밀레니얼과 Z세대의 트렌드와 키워드를 이해하고 이들을 잡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점검해야 전쟁같은 창업시장에서 승리에 다가갈 수 있다. 먼저 대학내일연구소에서 발표한 2020년도 MZ세대 키워드는 5가지다.

첫째는 다만추 세대다. 다양한 삶을+만나는 것을+추구하는+세대라는 의미다. 화려한 TV 속의 삶 보다는 유튜브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일상적인 사람들의 삶을 엿보는게 MZ세대다. 다른 이들의 삶을 방식을 존중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의 변화를 탐색한다.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TV 프로그램이 전지적 참견시점, 살림하는 남자 등이다.

두 번째는 후렌드다. Who(누구)+Friend, 친구(가 되다)라는 의미다. SNS 등을 통해 관계의 피로도를 뜻하는 ‘관태기’를 겪은 MZ세대는 휘발적인 만남과 관계에 만족하고 관계의 지속성에 대한 부담이 적다. 누구와도 서슴없이 소통하고 관계는 가볍게 휘발된다.

세 번째는 선취력, 먼저 행동해서 선한 변화를 끌어내다다. 촛불집회 등 사회변혁에 참여했던 MZ세대는 ‘올바름’에 대한 자신들의 명확한 기준과 변화를 위한 참여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 한다.

네 번째는 판플레이, 참여할 수 있는 ‘판’을 열고 논다. 콘텐츠의 단순 소비에서 벗어나 콘텐츠를 이용한 댓글을 통해 반응하고 참여하거나 더 나아가 이러한 놀이를 모두가 참여하는 재미있는 놀이판으로 키워간다.

마지막은 클라우드 소비다. Cloud(제약 없이 어디서나 연결된)+소비라는 의미로 소유보다 공유로 소비의 밸런스를 맞춘다. 당장 오늘이 삶이고 바로 지금의 행복이 중요한 MZ세대에게 소비의 만족감의 주체는 바로 ‘나’이다. 이를 위해 단순 소비보다는 공유와 소비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해졌다.

대학내일연구소는 2020년도 MZ세대 키워드 5가지 외에도 마케터가 밀레니얼세대를 잡기 위한 체크리스트도 제시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를 비롯해 자영업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첫 번째는 팬덤을 만들지 말고 발견하라는 거다. 브랜드의 팬을 억지로 만들어내지 말고 제품군을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선점하라.

두 번째는 팬들에게 효능감을 줘야 한다. MZ세대는 자신의 목소리가 구체적으로 표출되는 것을 원하는 세대다. 팬으로서 구체적 위상을 부여하고 이들에게 효능감을 부여해야 한다.

떡볶이와 치킨을 콜라보한 걸작떡볶이는 공식 서포터즈인 걸작지기와 시식원정대 운영 등을 통해 팬덤을 구성하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걸작지기는 평소 떡볶이와 치킨을 좋아하고 SNS활동이 활발하며 서포터즈 활동을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이라면 나이, 성별 무관하게 지원이 가능하다. 제품군을 사랑하는 사람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걸작지기는 대중에게 걸작떡볶이를 알리는 걸작 전도사이자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을 제안하는 걸작 감시단 역할도 병행한다. 걸작떡볶이는 떡닭세트로 외식창업시장에서 높은 가성비를 인정받고 있다.

세 번째는 MZ 프렌들리에서 MZ ONLY로의 변화다. 한때 많은 기업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사로잡기 위해 시도했던 레트로는 철저히 MZ를 겨냥한 MZ ONLY일 때에만 주목받는다.

채선당이 운영하는 행복가마솥밥은 2030세대 트렌드인 혼밥족을 위한 브랜드다. 여기에 레트로인 가마솥밥과 누룽지를 더했다.

행복가마솥밥은 무인키오스크를 활용해 인건비를 줄인 시스템으로 소자본 유망 창업아이템으로 불리는 브랜드다. 행복가마솥밥은 쌈야채 무한리필바를 제공, 가성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 번째는 한 곳에서의 다양한 경험이다. MZ에게는 가지고 놀 이야기가 많이 필요하다. 차돌박이전문점 일차돌은 MZ의 트렌드에 맞춰 한 곳에서 다양한 메뉴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최근에는 일차돌만의 노하우로 만들어진 양념 소스의 매콤한 맛에 곱창전골의 양지를 더해 고소함을 높인 양지소곱창전골도 출시했다. 일차돌은 차돌박이전문점으로 지난해 론쳉돼 100호점을 넘어설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는 브랜드다.

철판에 볶아먹는 콩나물불고기로 외식 창업시장에 열풍을 일으킨 콩불도 건강한 식재료와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메뉴 개발로 MZ세대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인정하는 브랜드다.

특허받은 흑마늘 콩나물과 불고기의 환상적인 조화가 돋보인다. 콩불은 또 닭갈비콩불, 오삼콩불, 치즈콩불, 오코노미콩불 등 다양한 메뉴도 맛볼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콩불은 돼지고기를 넘어 닭, 오징어, 일식재료, 치즈 등의 새로운 트렌디함을 가미해 젊은층에게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다섯 번째는 MZ세대가 열광하는 가치관에 주목해야 한다. 브랜드가 보여주는 이미지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가 더욱 중요한 MZ세대다. 특히 공정성, 다양성, 지속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인 카페띠아모는 2005년 론칭 당시부터 천연재료를 이용한 웰빙 아이스크림이 콘셉트다.

지금까지도 매장에서 매일 만드는 젤라또 정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MZ세대가 열광하는 건강하고 깨끗한 맛을 위한 공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카페띠아모를 운영중인 베모스는 최근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하고 소자본 투잡 창업자를 위한 무인카페 스마트띠아모도 론칭해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띠아모는 연령과 성별을 인식하고 성향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고객 성향에 따른 레시피 운영이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다.

프리미엄 커피와 9기압 에스프레소 추출이 가능한 프리미엄 커피머신을 장착해 커피전문점에서 맛보는 고품질의 다양한 커피와 티를 제공한다. 요일별, 시간대별로 상권맞춤형 S/W 프로그램 운영으로 매장에 맞는 할인판매, 특가세일 홍보 등도 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  icanbi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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