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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협동칼럼 25] 소식해야 오래 산다
권갑하 시인/도농협동연수원장 | 승인 2019.11.26 09:50

[여성소비자신문] 오늘 날 우리는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배곯던 어린 시절은 까마득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은 배곯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할 것이다. 외식을 하고 나면 많은 양의 음식이 버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8억 2천만 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다고 한다. 식량의 양극화가 이처럼 심각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오늘 우리에겐 실감나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생각해야 할 문제는 먹을거리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점이다.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1970년대 80%대에서 20%대로 떨어졌다.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쌀을 제외한 콩,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 대부분을 수입하는 구조다. 이러한 곡물의 수입 의존 환경은 두 가지 중요한 문제에 직면하게 한다.

첫째는 식량안보의 문제다. 국제곡물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식량을 조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음은 안전성 문제다. 수입 식품은 대량생산 및 장기보관에 따른 유해물질과 GMO의 위험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겉은 번지르르하고 맛은 달콤하지만 원료에 내재된 유해성과 위험성은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한두 가지 위험 요소가 바로 몸에 이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축적된 유해한 성분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몸에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질병을 일으킨다. 농산물과 식품의 수입은 개방농정이 시작된 1980년대 이후 본격화되었지만, 질병의 발생은 20~30년 뒤에야 나타나는 이유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암 발생률이 급증하는 것도 어쩌면 이러한 식품 수입의 역사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오늘날 불(난)임 부부가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역사로 인한 밀가루 식품 증가와 패스트푸드, 탄산음료에 노출돼온 식문화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생활환경 개선과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평균수명이 늘고 있는 점이다. 이로 인해 건강하게 100세의 삶을 살고자 하는 관심과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장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우선 두 가지 사항의 실천이 요구된다.

첫째는 안전성 높은 우리 농산물로 식단을 꾸미는 일이고, 다음은 적게 먹는 소식을 실천하는 일이다. 하지만 값싼 수입 식품이 범람하고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이 풍요의 시대에 어떻게 안전한 식품을 찾아 먹고 소식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

최근에는 먹방까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예능프로들마저 앞 다퉈 요리, 음식을 다루고 있다. 유명 셰프는 어느 순간 식문화 권력자로 등극했고, 식탐을 자극하며 전투적으로 먹어 대는 폭력적인 현상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군림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가 아이들의 건강에 미칠 후유증을 생각하면 참으로 걱정스럽다. 유아기의 음식에 대한 기호는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먹방 프로는 뇌를 자극해 불필요한 허기를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비만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1일1식의 저자’ 나구모 여시노리는 배 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야 장수 유전자가 발동한다고 한다. 그런데 필자 자신도 ‘꼬르륵’ 소리를 들어본 것이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과잉섭취가 일상화되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소식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도 주변에 적지 않다. 어떤 분은 아예 한 끼 식사를 거르는 분들도 있다. 얼마 전 선배 한 분을 만나 저녁 식사를 대접하려 했더니 자신은 평소 저녁을 먹지 않는다며 차나 한 잔 하자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영국의 노화연구진은 쥐의 음식 섭취량을 40% 줄였더니 수명의 20~30%가 늘어났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으로 치면 20년에 해당한다고 하니 적게 먹는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됨을 현대의학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절제된 식습관! 건강하게 장수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꼽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다. 그러나 20~30대 성장기의 소식은 위험하니 하지 말아야 한다. 소식은 40~50대에 시작해 70대에 끝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노년기엔 장기 노화로 영양소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양을 먹어 영양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 두 끼를 세 끼로 나눠 먹는 게 좋으며 반찬보다 밥의 양을 줄여야 영양 손실이 피할 수 있다고 한다.

권갑하 시인/도농협동연수원장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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