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공정위가 4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안에 대해 “유통업계의 관행일 뿐 공정위의 시각처럼 갑질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앞서 20일 공정위는 롯데마트의 ▲서면약정 없는 판촉비용 전가행위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사용 ▲PB상품 개발 컨설팅비용 전가 ▲세절비용 전가 ▲저가매입행위 등 4가지 불공정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11억85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다.

공정위는 2012년 7월~2015년 9월까지 '삼겹살 데이' 등 할인 행사를 하면서 비용 분담에 관해 서면 약정 없이 돈육 납품업체가 판촉비를 부담하도록 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은 공정위가 유통업계의 사정을 잘 모르고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신선식품은 매일 가격이 바뀌기 때문에 변동하는 시세를 미리 서면으로 약정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지난 2013년 공정위가 같은 내용에 대해 무혐의 판결을 내렸는데 2019년 과징금을 결정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사용은 2012년 6월~2015년 11월 납품업체의 종업원 2782명을 파견받아 상품 판매와 관리업무 외의 영역인 세절(고기 자르기), 포장업무 등을 시켰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선 납품 브랜드가 원해서 자진한 일이지, 마트 측이 원한 직원 파견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세절 업무가 파견직원의 판매 및 관리 업무의 일부인 데도 마치 해당 업무를 할 직원을 따로 보냈어야 한다는 식의 공정위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보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고기를 덩어리로 가지고 오면 유통기한이 2주에서 20일 가량 되지만 세절하는 순간 3~4일로 줄어버린다”며 “그렇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 직원을 파견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측은 빅이슈였던 후행물류비 건은 심사를 내리지 못하고 마무리됐다는 점도 꼬집었다. 후행물류비란 협력업체가 물류센터에서 마트 점포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비용이다.

앞서 공정위는 롯데마트가 부당하게 납품업체에 후행물류비를 떠넘겼다고 봤지만 이는 판단 포기에 따른 ‘심의절차 종료’ 결정이 나면서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무혐의가 아닌 심의절차 종료가 된 것과 관련해 공정위 내부에서도 판단이 엇갈렸던 것으로 안다”며 “법적 판단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이 가미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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