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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무역 시장에서 쌀에 대한 513%의 관세율을 인정받게 됐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차기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밥쌀의 수입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의 규범 등을 고려해 지난해 수준(4만t)의 수입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는 한편 우리나라로 쌀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들에 저율관세할당물량(TRQ·Tariff Rate Quota)의 총량을 나눠 배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진행해 온 세계무역기구(WTO) 쌀 관세화 검증 협의 결과 우리나라의 최종 관세율은 기존에 제시했던 513%로 확정됐다.

관세화란 기준 기간인 1986~1988년 국내외 가격 차만큼 관세를 설정하고 이를 납부하면 수입할 수 있도록 한 시장 개방 원칙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결과 1995년부터 모든 WTO 회원국에 적용됐다.

한국 역시 1995년 WTO에 가입하면서 모든 농산물을 관세화했지만, 쌀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두 차례(1995~2004년, 2005~2014년) 관세화를 유예했다. 이후 관세화 유예 기간이 종료된 2014년 당시 정부는 쌀 관세화를 더 이상 미루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 1986~1988년 기준 국내외 가격 차에 따라 513%의 관세율을 산정해 2014년 9월30일 WTO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우리나라로 쌀을 수출하는 주요 5개국은 같은해 12월 관세율 산정과 TRQ 운영 방식 등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WTO 규정상 회원국이 자국의 관세 등 양허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선 이의를 제기하는 국가들과 협의해야 한다. 이들은 협상 과정에서 200~300% 수준의 관세율을 요구했다. 이에 2015년부터 513% 관세율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절차가 진행돼왔다.

농림부의 이번 발표에 따르면 협의 결과 관세율 513%와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의 총량(40만8700t), 쌀 TRQ의 국영 무역 방식 등 기존 제도가 모두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이번 협상을 두고 정부세종청사에서 실시된 브리핑을 통해 “TRQ 증량과 같은 추가 부담 없이 513%라는 안정적 보호 수단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정부는 높은 수준의 관세율을 보장받는 대신 검증을 벌인 상대국들에게 국별 쿼터를 보장해준다는 방침이다. 과거 10년(2005~2014년) 간 운영해 오다 관세화를 계기로 중단됐던 국별 쿼터제의 부활이다. 총 40만8700t 중 38만8700t을 중국과 미국, 베트남, 태국, 호주에 배분한다.

배분 규모는 2015~2017년 수입 실적을 기준으로 검증에 참여한 국가들끼리 합의한 결과 중국이 가장 많은 15만7195t을 받게 됐다. 미국이 13만2304t, 베트남이 5만5112t, 태국이 2만8494t, 호주가 1만5595t 등이다. 20만t 수준이던 글로벌 쿼터는 2만t으로 줄게 됐다. 국가별 쿼터는 내년 1월1일께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다.

한편 밥쌀 수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이해관계국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WTO에 규정된 ‘내국민대우’ 의무 위반 소지 등을 고려할 때 통상적인 수준의 수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내국민대우 원칙은 GATT 제3조에 규정된 것으로, 국내에 수입된 물품에 국내산 동종 상품과 동등한 수준의 시장 경쟁 조건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말한다.

밥쌀 수입 규모와 관련해 이 차관은 “밥쌀 수입량의 경우 작년에는 4만톤(t), 올해는 현재까지 2만t 수준”이라며 “현 단계에선 국내외적 상황이나 쌀값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밥쌀 수입 의무(30%) 규정은 삭제됐지만 통상적인 수준의 수입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차관은 이에 대해 “국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국제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간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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