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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 명인의 음식이 약이 되게 하는 약선밥상⑨]겨울채비의 시작! 우리가족 건강을 지켜주는 김장김치
박혜경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 승인 2019.11.15 15:39

[여성소비자신문] 차가운 바람에 담장 옆 들국화가 하나둘씩 떨어질 때는 엄마는 작은 수첩을 꺼내서 무엇인가 꼼꼼히 메모를 시작하신다.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추운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준비하시는 김장김치 담글 때 필요한 재료들이었다. 김장철이 시작되기 전부터 어머니는 색이 좋은 고추를 골라 널어 말리시고 하나하나 정성껏 닦은 후 방앗간에서 곱게 빻아오셨다. 배추와 무, 마늘, 생강, 천일염 등을 준비하시느라 분주하게 움직이시면  우리는 김장 담그는 날이 곧 다가옴을 느끼곤 했다.

김장김치는 배추 100포기가 넘게 담그셨는데 준비하는 양이 작은 산처럼 쌓였다. 속이 꽉찬 배추를 반으로 자르시고 노오란 속이 보이면 엄마는 배추가 달다면서 고갱이 잎 하나를 건네주시곤 했다. 냄비에 찹쌀풀을 쑤실 때는 왜 김치에 풀을 넣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김치를 담그는 과정이 신기하기만 했었다.

김장김치가 담가지는 날은 동네 분들이 오셔서 품앗이 김장을 하셨는데 김장이 끝나갈 무렵에는 큰 솥에 돼지고기를 푹 삶아서 갓 버무린 김치와 곁들여 상을 차려 가까운 이웃까지 모셔 잔치날을 만들었다.

김장김치에 수육을 얹어 먹으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은 듯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일 만큼 맛있었던 김장김치, 엄마가 준비하셨던 것처럼 11월이 가기 전 김장김치를 담글 준비를 해본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상다리가 휠 정도로 차려 내어주셔도 김치가 맛없으면 양념 빠진 찌개처럼 허전하듯 매일 매일 식탁에 올려도 전혀 질리지 않은 최고의 우리 음식인 김치. 마음마저 든든해져 우리 집의 겨우내 양식이 될 것 같다.

김치의 유래와 김치의 효능

김치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후 김치가 우리의 식탁문화로 자리를 굳힌 것은 1600년대 고추가 처음 들어오면서부터이다.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였고, 쌀에 부족한 영양분 중 나는 채소를 통해 보충해 주어야 했는데 겨울철에는 채소를 먹을 수 없어 염전에서 나온 소금으로 배추를 절이게 되었고 점차적으로 다양한 김치를 담게 되었다.

김치는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의미의 침채 또는 딤채로 발음되었다가 짐채로 다시 김채로 변하였다가 오늘날 김치라는 용어가 되었다. 12세기 초에 발간된 ‘동국이상국집’에 순무를 재료로 하는 침채류가 겨울철에 많이 이용되었다고 처음 기록하고 있다.

배추김치에 들어있는 효능

김장에 사용되는 배추와 무 그 외의 채소에 함유된 칼슘, 구리, 인, 철분, 소금 등 인체에 필요한 염분, 무기질이 들어있어서 체액을 알카리성으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추에는 비타민C가 매우 많고,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은 비타민C의 산화를 막아주는 작용을 하여 긴 겨울 동안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C를 김치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김치가 익으면서 젓갈의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젓갈 속에 들어있는 뼈까지 녹이면서 칼슘의 공급원이 되어 주식인 쌀과 곡물류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 준다.

익은 김치는 유기산, 알코올, 에스테르를 만드는 유산균 발효음식으로 식욕을 증진 시켜주고, 김치가 익어감에 따라 번식된 유산균은 장 내의 유해균을 억제하여 준다.

김치에 들어있는 채소의 풍부한 섬유소의 섭취로 변비를 예방하고 장염, 결장염의 질병을 억제하며,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주어서 당뇨병, 심장질환, 비만 등의 성인병과 대장암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주고 준다. 김치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재료인 마늘은 위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김장김치 맛을 결정하는 재료 고르기와 재료 손질 방법

배추는 들어 올릴 때 묵직하고 줄기의 흰색과 녹색이 선명하게 대비되면서 겉잎은 연녹색을 띠며 얇고 부드러운 것으로 선택한다.

반으로 쪼갰을 때 속이 꽉 차고, 속은 연노란 빛을 띠어야 신선하고 달고 고소하다. 녹색 잎이 겹겹이 쌓여 있고, 꼬리 부분이 안으로 쏙 들어간 것이 달고 고소하며, 밑동이 흰색을 띠어야 밭에서 갓 뽑은 배추이다. 햇배추는 클수록, 가을배추는 중간 정도 크기, 저장 배추는 푸른 겉잎이 붙어 있는 싱싱한 것이 좋다.

흰 줄기에 골이 많이 파인 것은 속성 배추로 향이 없고 쉽게 무른다. 겉잎에 반점이 있으면 속까지 반점이 있기 쉬우므로 선택하지 않도록 한다.

배추는 두 쪽 또는 네 쪽으로 자르면서 밑동에서 배추 길이 ⅓정도까지 칼집을 넣어서 양손으로 벌려가며 쪼개야 배춧잎이 부서지지 않는다.

조선무는 모양이 매끈하고 윤기가 나면서 무청이 그대로 달려있고, 흙이 붙어 있는 것이 좋다. 무는 흰빛을 띠며 잎과 줄기가 녹색빛이 나는 싱싱한 것으로 고르고 잘라서 먹어보았을 때 단맛이 나는 것으로 선택한다.

무는 김치를 담그는 종류에 따라 용도에 맞게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크고 단단하며 물이 많은 무는 배추소와 깍두기용으로 윗부분이 파랗지 않고 크기가 작은 재래종은 동치미무로 이용한다.

주의할 점은 무청 붙은 쪽을 잘랐을 때 바람이 들거나 썩은 것은 선택하면 안된다.

손질할 때는 시든 잎은 떼어내고 무청이 달린 경계 부분은 칼로 다듬은 다음 잔털은 정리한다. 무를 채로 사용할 때는 둥근 모양대로 토막 내 채 썰어야 하는데 세로로 길게 썰면 섬유소가 남아서 소화 되는데 좋지 않다. 무채는 하루 전에 썰어두면 쓴맛이 생기므로 사용 전에 썰어야 한다.

갓은 전체적으로 줄기가 길고, 연하며 섬유질이 질기지 않은 잎이 부드럽고, 윤기 나는 싱싱한 것으로 고른다.

갓은 붉은 갓과 푸른 갓이 있는데 배추김치의 소 재료와 동치미, 백치미에는 푸른 갓을 사용하고, 향이 진한 붉은 잣은 배추김치, 깍두기 등의 고춧가루가 들어가는 김치에 사용하면 좋다.

포기가 너무 크고, 갓의 가운데에 종이 올라온 억센 것은 피하고 갓의 색이 진할수록 향이 강하므로 지나친 향이 싫은 경우는 색이 연한 것을 선택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손질할 때는 거친 겉잎은 떼어내고, 뿌리 부분은 잘라내서 절인다. 절인 후 너무 흔들어 씻거나 치대서 버무리면 풋내가 나므로 주의한다.

쪽파

김치를 담글 때는 대파 대신 쪽파가 좋다. 쪽파는 전체 길이가 짧고, 줄기가 고르고, 뿌리 부분이 통통하고 둥글고 푸른 잎 쪽이 고르고 광택 있는 것이 좋다.
줄기에 힘이 없고, 꺾이는 것, 잎이 무른 것은 피한다. 쪽파는 가지런히 모아서 뿌리를 자르고 다듬어야 손쉽다. 누렇고, 시든 잎은 잘라내고, 흙 묻은 껍질은 벗겨내고, 흐르는 물에 비벼가면서 씻는다. 밑뿌리가 굵은 것은 칼집을 넣어서 가른다.

미나리

너무 굵지도 가늘지도 않으며 줄기 두께가 일정하고 통통한 것을 고른다. 향이 약한 잎과 줄기 부분을 이용하기 때문에 줄기가 상하거나, 지저분한 것은 피한다. 손질할 때는 잎과 두꺼운 대는 잘라내고, 연한 줄기 부분만 다듬어서 끓은 물에 잠깐 데친 후 찬물에 헹군 후 사용한다.

마늘

쪽과 쪽 사이의 골이 뚜렷하고, 쪽이 크고 단단하며 껍질에 자줏빛이 돌며, 향이 강한 것이 좋다. 알이 들쑥날쑥하고, 크기가 잔 것은 좋지 않다.

생강

마디를 끊어보아 가느다란 실이 없어야 섬유질이 적고, 매운맛이 덜하다. 알이 크고, 통통한 것을 고른다. 잔 굴곡이 많으면 싱싱하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소금

수분이 없고 결정체가 고른 것을 고른다. 굵은 소금은 검지 않은 것으로, 고운 소금은 흰색이 좋다. 소금을 손으로 쥐어서 손에 소금이 묻어 있으면 습기를 흡수한 것으로 선택하지 않도록 한다. 수분을 흡수한 소급은 빨리 굳고 맛이 변질되기 쉽다.

고춧가루

고추는 광택이 나고 흔들었을 때 고추씨 소리가 나면 잘 마른 것이다. 껍질이 두꺼운 것은 검게 보이지만, 가루로 빻았을 때 맛은 물론 색도 좋고 양도 많이 나온다. 고춧가루의 매운맛이 너무 강하면 다른 양념 맛이 제대로 나지 않으므로 적당히 매운 것을 선택하고, 매운맛이 싫으면 노란 고추씨는 빼준 후 사용한다.

젓갈

멸치액젓은 맑은 국물만 체에 걸러서 생젓국 중 위에 뜬 것이 가장 맛있다. 젓갈 찌꺼기와 물을 1:3으로 부어 끓여서 받친 후 사용한다. 끓일 때 양파를 넣으면 국물이 맑아진다. 갈치속젓은 체에 거른 맑은 생젓국을 사용하면 젓갈의 깊은 맛이 살고 김치가 탁해지지 않는다. 새우젓은 살이 통통하고, 육질이 좋은 것을 선택해야 맛이 깔끔 담백하고 깊은 맛을 살려 준다.

배추 절이기와 김장김치 담그기

절이는 시간은 배추의 상태, 계절, 김치 담그는 장소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보통 5~10시간정도로 배추 줄기를 꺾어 보아서 꺾이지 않고 휠 정도면 된다. 배추는 일반적으로 배추1포기에 굵은 소금 1컵이 적당하다. 전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절일 때는 소금의 전체 양에서 20% 정도를 줄여서 사용한다. 배추는 소금물에 담갔다가 자른면이 위로가게 포개어 주고 중간에 한두번 뒤집어 주면 간이 고루 베인다.

배추김치 담그기

⓵ 절인 배추를 흐르는 물에 2~3회 씻어서 채반에 엎어 물기를 완전히 빼준다.
⓶ 멸치, 다시마, 대파, 황태 머리, 양파 등을 솥에 넣어 맛국물을 만든다. 한 시간 이상 끓여서 채에 받혀 놓는다.
⓷ 찹쌀가루를 풀어서 불 위에 저으면서 투명해질 때까지 끓여 식힌다.
④ 섞어지는 상태를 보면서 맛국물의 양을 조절한다. 빛 좋은 고춧가루와 찹쌀풀, 젓갈, 맛국물을 넣어 고춧가루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고루 섞어 준다.
⑤ ④에 준비해 둔 양념 소재료(무채 썬 것, 쪽파, 미나리, 갓, 부추 등)를 섞는다.
⑥ 배추 줄기 켜켜에 속을 넣고 겉잎으로 돌려 싼 다음 줄기 쪽에 꽃소금을 조금 뿌려서 김치통에 담는다.

김치는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는 있지만 담그는 방법, 양념의 배합과 비율, 정성과 손맛이 가장 큰 차이가 될 것 같다. 어릴 적 가장 흔한 식재료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시며 몸과 마음을 성장시켜주셨던 엄마의 밥상에는 언제나 김치가 올라가 있었다. 김장김치를 준비하면서 정성이 가득했던 엄마의 사랑이 담긴 김치맛을 추억해 본다.

 

박혜경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Openhp9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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