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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자동차 사고, 누가 책임지나?자율주행차 사고책임 법제정비 필요하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19.11.14 13:43

[여성소비자신문]자율주행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을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로서 우리의 삶을 바꾸고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R&D), 규제 혁신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 자율주행차의 기술개발을 지원해 왔다.

그동안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하여 연구 개발을 추진 중에 있으나, 자율주행자동차와 관련하여 현행 ‘자동차관리법’에서는 개략적인 정의와 임시운행허가의 근거만 존재하고 있을 뿐 상용화의 전제가 되는 운행구역, 안전기준 등에 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4월 30일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2020년 5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의 목적은 ‘자율주행자동차의 도입·확산과 안전한 운행을 위한 운행기반 조성 및 지원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를 촉진하고 지원함으로써 국민의 생활환경 개선과 국가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에 두고 있다.

자율자동차법의 제정과 주요 내용은

이 법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율주행 기술 단계를 운전자 개입 필요 여부에 따라 부분자율주행(전자의 주시를 필요로 하는 등 운전자·승객의 개입 필요)과 완전자율주행(운전자가 없거나 운전자·승객의 개입이 불필요)으로 구분하고, 자율주행시스템 및 관련 인프라 등의 정의를 신설함으로써 향후 안전기준, 사고 책임 등 관련 제도 적용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둘째, ‘정책 추진 체계 정비’는 인프라 구축, 대중교통과 같은 교통물류체계 도입 등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 마다 수립하도록 함으로써 민간의 정책 예측가능성을 제고한다. 국토교통부장관이 자율주행자동차의 도입ㆍ확산과 자율주행 기반 교통물류체계의 발전을 위하여 5년마다 자율주행 교통물류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자율주행 기반 교통물류체계, 자율주행협력시스템 등의 연구개발 및 운영 및 활용 등에 대하여 매년 현황조사를 실시하도록 하였다(제4조 및 제5조).

셋째, ‘안전 운행 여건 정비’는 사람이 아닌 자율주행차 관점에서 도로를 평가해 ‘자율주행 안전구간’을 지정하고, 도로시설과 자율주행협력시스템 등 인프라를 집중관리·투자해 자율주행이 용이한 안전구간 상태를 유지하고 안전구간을 보다 확대하도록 한다. ‘자율주행 안전구간’에서만 자율주행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제6조).

넷째, ‘시범운행지구 도입’은 일정 지역 내에서 자동차 안전기준, 여객·화물운송 등 다양한 규제특례를 부여해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비즈니스모델의 실증과 사업화를 허용한다(제7조 및 제8조).

조향장치, 제동장치, 좌석 등 구조적 특성으로 인하여 자동차 안전기준, 부품안전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자율주행자동차는 국토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시범운행지구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였다(제11조).

규제특례는 자동차관리법, 여객자동차법, 화물자동차법, 도로법, 통합교통체계법, 개인정보보호법, 위치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이다.

시범운행지구는 시·도지사의 신청을 받아 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부장관이 지정하게 되며, 운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자체·국토부·경찰·도로관리청이 협의체를 구성해 관리하게 된다.

다섯째, ‘인프라 구축·관리’는 원활한 자율주행을 위해 자율주행협력시스템·정밀도로지도를 구축하며, 특히 정확도가 중요한 정밀도로지도의 경우 도로관리청은 갱신이 필요한 도로시설의 변화를 국토부장관에게 통보하도록 한다. 국토부장관이 구축한 정밀도로지도는 민간에 무상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여섯째, ‘관련 생태계 기반 조성’은 자율주행차의 도입·확산과 교통물류체계의 발전을 위해 안전·인프라·교통물류와 관련된 기술개발, 전문인력 양성, 국제협력 등을 지원한다
 
자율자동차 사고 책임에 대한 규정 없어

새로 제정된 자율자동차법에는 사고책임에 대한 규정이 없다. 자율자동차 운행을 가장 먼저 허용한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중 잇단 사고로 인해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2016년 7월과 11월에 대표적인 자율주행자동차로 여겨지는 테슬라가 운행 중 사고 발생하여 관련 업계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우선 현행법상으로는 권리의 주체는 사람이며,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의 주체도 역시 사람이다. 사람은 법인과 자연인으로 구분된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었다. 즉, 법인과 자연인이라는 권리의 주체를 중심으로 한 사적자치의 틀 안에서의 법률관계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자율자동차는 인공지능에 의해 운행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여기서 “인공지능의 권리의 주체성을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제기가 당연히 나온다. 인간이 창조해 낸 인공지능에게 이러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의식 또는 책임의식이라는 규범적 인식을 하는지에 관해서는 책임주의를 관철할 수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인공지능이라는 존재는 앞으로 인간의 생활에 더욱 폭넓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권리주체로서 인정하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분야별로 인정하여 범규범에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냥 방치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법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현행법상 자율자동차사고의 책임은 탑승한 운전자 내지 탑승자의 주의 의무 수준이 고려될 수 있다. 자율자동차의 2~3단계까지는 운전자지원시스템으로 이해되며, 따라서 운행의 주도권이 운전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4단계 이상 과학기술의 향상으로 인하여 탑승자의 주행개입이 없어져서 운전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면 운전자책임을 부과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자율주행자동차의 제조업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와 관련된 사고 발생으로 인한 책임 영역의 핵심적인 분야가 될 것이다.

현행 제조물 책임법 제3조 제1항에서는 제조물 책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제조물의 결함으로는 제조·설계·표시상의 결함이 언급되는데, 자율주행자동차와 관련하여 주요 논의의 대상은 제조·설계상의 결함이다. 그런데 현행 제조물 책임법의 적용으로는 소비자가 피해구제를 받기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결함의 존재를 제품의 특성 및 용도,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의 내용, 예상되는 위험의 내용,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사용자에 의한 위험 회피의 가능성, 대체 설계의 가능성 및 경제적 비용, 채택된 설계와 대체 설계의 상대적 장·단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통념에 비추어 판단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현행 제조물 책임법은 매우 넓은 면책의 범위를 두고 있어, 피해자인 소비자가 구제를 받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자율자동차 책임보험제도의 도입 시급해

자율주행차 사고시 보험사는 일반차 사고시보다 보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범위가 확대돼 불리하고, 소유주는 위험의 확대로 인한 보험료 부담이 증가될 수밖에 없어 불이익을 받게 된다.  현행 자동차손배법과 자동차보험제도로는 자율주행차 사고시 형평에 맞는 책임과 보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자율주행차는 무인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에 대한 책임과 보험 부담 등을 제조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한다. 향후 우버처럼 무인자율주행차를 택시 등으로 활용할 경우 현행 제도가 규정하는 자동차 소유자나 운전자, 동승객 등의 개념이 모호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소유주와 제조자가 책임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보험법적 체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자율주행시스템의 제조자와 공급자가 책임을 부담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차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보험사와 제조사,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전문기구의 신설과 사고 피해자들의 정보접근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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