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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갑하 시인의 시조 사랑 캠페인 7]동창이 밝았느냐“우리 민족시 시조를 읽고 쓰자 !”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 승인 2019.11.12 09:31

[여성소비자신문]동창이 밝았느냐

-남구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남구만(1627~1711)

본관은 의령. 호는 약천(藥泉) 또는 미재(美齋). 함경도 관찰사, 형조판서, 영의정 등 역임. 당시 국정 전반에 경륜을 폄. 문장에 뛰어나 묘지명 등을 많이 썼고, 서화에도 뛰어남. 저서 ‘약천집(藥泉集)’ ‘주역참동계주(周易參同契註)’. 시호는 문충(文忠).

시와 시조의 차이점은 형식에 있습니다. 자유시가 형식에 자유롭다면 시조는 특별한 형식적 틀을 지닙니다.

시조 형식을 현대시조 초기에는 글자 수 개념으로 이해했지만 1960년대 이후엔 소리글자인 우리글의 특성을 들어 음보율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자수율은 “(초장) 3/4/3/4 (중장) 3/4/3/4 (종장) 3/5/4/3”을 기준으로 ±1의 글자 수 과감이 허용되는 형식입니다.

예를 들어, 초장 첫 구의 기본은 “3/4”(태산이/ 높다하되)이지만, “2/4”(어져/ 내일이야) 또는 “2/5”(쳐라,/ 가혹한 매여)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종장 첫 구(3/5)의 첫 음보는 “3음절”로 고정이고, 둘째 음보 “5”는 8음절까지 허용됩니다.

하지만, 우리말은 소리글자여서 표현력이 다양하고 읽을 때 쉬는 곳이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양사언의 옛시조를 읽어 보면, 자연스럽게 “/”에서 호흡을 쉬게 되며 이것으로 음의 걸음걸이(음보)가 형성됩니다.

그러니까 시조의 각 장은 글자 수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균등한 시간이 부여되는 4개의 음보로 구성되며, 두 개의 음보가 결합(태산이/ 높다 하되)해 하나의 구를 형성하는 형식 구조입니다.

음보의 글자 수가 “3” 또는 “4”인 것은 우리말의 단어가 두 글자(‘하늘’) 또는 세 글자(‘어머니’)가 많아 여기에 조사가 붙으면 “3”(하늘이) 또는 “4음절”(어머니가)이 되는 것입니다.

시조의 각 장이 이렇게 2개의 구, 4개의 음보로 구성되지만, 현대 시조에서 종장의 첫 음보는 “3음절”로 고정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시조형식은 음보율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자수율 적용을 받고 있는 형태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시조가 음보와 자수율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의미율입니다. 의미구조상 시조 3장을 어떻게 구성해야 시조다운 시조가 되는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시조 3장은 기승전결(起承轉結) 구조로 흔히 설명되는데, 초장에서 시상을 일으키고(起), 중장에서 이를 확장, 전개하는(承) 구조입니다.

종장 첫 구의 의미적 전환(반전, 비약, 압축, 승화 등)을 거쳐 시상이 마무리됩니다. 다시 말해 종장의 첫 구에서 초-중장에서 전개해온 시상을 어떻게 극적으로 전환하느냐에 따라 좋은 시조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하겠습니다.

위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는 ‘청구영언’ 등의 가집에 실린 대표적인 옛시조입니다. 바쁜 농사철이니 아이에게 늦잠 자지 말고 빨리 일어나 일을 하라는 내용입니다. 쉬운 내용에 교훈적 메시지가 선명해 많은 사랑을 받아온 시조입니다.

초장에서 날이 밝아 종달새가 하늘 높이 나는 장면을 설정하고, 중장에서는 이렇게 날이 밝았건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이에게로 집중합니다. 종장에서는 빨리 일어나야 하는 이유를 제시함으로서 전체적으로 의미적 완결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 시조는 비유적으로 나라와 임금에 대한 염려와 경계를 담은 작품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시조백일장 11월 상반기 장원

땡 벌 큰 마리 / 장형철(경남 창원시)

풀뿌리 생채 뽑아 날 것으로 데쳐 먹고
막걸리 한 사발에 인간 만사 잊저 허니
오데서 땡 벌 큰 마리 목구멍소리 쏘아 붙네

시조 백일장 공모 안내

우리 민족시인 시조 창작 확산을 위해 ‘시조 백일장’을 공모합니다. 한 수로 된 시조(기본형 음절 수 : 초장 3/4/3(4)/4, 중장 3/4/3(4)/4, 종장 3/5/4/3)를 보내주시면 매월 장원을 뽑아 상품을 드리고 시인 등단을 지원합니다. 보내실 곳: sitopia@naver.com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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