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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경찰에게 성폭력을 신고하라는 것인가?
한국여성단체연합 | 승인 2019.11.07 15:55

[여성소비자신문]디지털성폭력을 비롯한 여성 대상 폭력 근절을 일선에서 실천, 지휘, 총괄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어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지난 5일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경찰공무원 성비위 및 징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300여명의 경찰이 성비위에 연루돼 징계를 받았으며, 전체 발생 건수 중 경찰 내부에서 벌어진 성 비위가 61.3%였고, 유형별로는 성희롱이 74.3%로 가장 많았다.

최근 전북지방경찰청은 불법동영상을 SNS에 유포한 혐의로 순경을 직위해제하고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고, 지난 9월에는 귀가하는 여성의 뒤쫓아가 집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한 혐의로 경사가 구속되기도 했다. 불법성매매 단속에 적발된 경찰에 대한 기사도 끊이지 않는다.

여성의 성폭력 경험 말하기가 가부장제 사회에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인지 우리는 지난 미투운동 국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말하기를 지속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신고율도, 기소율도, 유죄판결도 낮은 상황에서 성범죄를 조사하는 경찰이 가해자와 동일시된다는 것은 여성들이 성폭력 성차별을 신고조차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임을 다시 절감하게 한다. 여성들은 ‘경찰이 법대로만 처리해도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경찰의 성비위 사건들은 이러한 여성들의 바램을 무참히 짖밟는다. CBS의 보도에 따르면 미투운동이 뜨거웠던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도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이 11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의 안전을 수호하라고 위임한 공권력이 오히려 여성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미투운동의 흐름 속에서 수 만 명의 여성들이 거리에서 디지털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가적 대응 마련을 요구했고, 일부 입법화를 이뤄냈다. 올해 말 시행을 앞두고 있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을 통해서도 여성 대상 폭력 근절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했다.

범정부 차원의 성차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기구가 마련되었으며, 민갑룡 경찰청장 또한 1호 정책으로 ‘여성 범죄 근절’을 표방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하는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젠더가 권력 위계의 산물임을 이해하고 성차별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여성 대상 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들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성범죄를 저지른 경찰들에 대한 일벌백계 뿐만 아니라 경찰 조직 전체의 성인지감수성 향상이 시급하다.

남성중심적이고 권위적인 경찰의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여성 구성원 증원과 실효성 있는 폭력 예방 교육 진행 등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

형식적인 성폭력 성희롱 예방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체 교육이 아닌 소규모 토론식 교육으로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한 예산과 인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성인지감수성이 선발과 승진의 모든 과정에 엄격한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w_rights@women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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