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진용준 기자] 서울지하철 6, 7호선의 406개 점포 임차상인들이 거리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이 상인들은 전차인으로서 전대인인 GS리테일과 임대인인 서울시교통공사의 대대적인 홍보 내용을 믿고 시설투자비 1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으나 장사를 시작한지 2년~5년만에 모두 날리게 생겼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존재하지만, 상인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법 보호를 받을 수 없게 상황은 전개됐다. 상인들은 상가 임대료 협의와 무관하게 상가를 무조건 비워야 되는 상황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 전차인들이 계약을 갱신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돼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3조(전대차관계에 대한 적용 등)에 따라 전차인도 임대인(서울교통공사)에게 전대인(GS리테일)을 대위해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이 법은 2018년 10월16일 5년에서 10년으로 개정돼 최대 10년까지 계약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GS리테일은 서울교통공사와 기본 5년을 계약했고, 임대료 협상에 따라 5년 추가 계약을 할 수 있도록 계약했는데, GS리테일은 상인들과 2013년 10월부터 신규건 등 모든 계약을 매년 1년단위로 계약했다.

상인 측은 "GS리테일이 우리에게 5+5 계약을 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며 밝혀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1년 단위로 계약을 매년 하면서 별도로 서울교통공사에게 최대 10년까지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GS리테일은 언제라도 사업성이 떨어질 경우 상인들을 내보낼 수 있도록 '명도 사유 발생시 명도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제소전화해동의서를 계약시 사실상 강제적으로 받아냈다. 장사를 하기 위해 상가에 입점하기 위한 상인으로서는 요구조건을 들어 줄 수 밖에 없다는 게 상인 측의 입장이다.

그런데 이런 부당한 내용도 법은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5조(강행규정)에 따라(이 법의 규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보호하고 있지만, GS리테일은 이 조항이 무력화될 수 있도록 약정 형식이 아닌, 상인들로부터 받은 제소전화해동의서를 갖고 법원으로부터 정식 화해조서를 받아뒀다.

이런 상황에서 GS리테일은 올해 7월 갑자기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상인들은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해야하는 계약갱신을 요구해야 하는 시기도 놓쳤다.

당장 상가를 비워주는 상황에 상인들이 반발하자 GS리테일은 지난 10월 24일부터 한달간 이 기간 어떠한 상업활동은 할 수 없고 상가를 정리하는 조건으로 명도 유예 기간을 두고 있다.

하지만 명도 유예 기간인 상황에서도 GS리테일은 법원을 통해 일부 점포 상인들에게 강제퇴거 계고장을 순차적으로 보내고 있다. 점포 상인들은 오는 24일까지 모든 시설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임차상인들은 전대인인 GS리테일이 계약연장을 포기하더라도 서울교통공사가 전대차에 대한 사전허락을 해줬기 때문에 서울교통공사가 이를 승계해 개정된 상가법에 따라 10년의 갱신요구권을 보장하거나, 서울교통공사가 406개 점포 일괄입찰 방침을 고수하지 말고 해당 임차상인들과 우선계약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서울교통공사 측에 요구했다.

임차상인들은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GS리테일, 서울교통공사 측과 5차례에 걸친 협의를 진행했지만 서울교통공사는 406개 점포의 일괄입찰 방침을 고수하며, 다음 입찰자가 정해질 때까지 406개 점포 전부에 대한 임대료 납부를 조건으로 명도유예를 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임차인이 임대료를 못낼 상황에 대비해 명도진행을 원할히 하기 위한 화해조서를 작성하는데, 이 상황은 월세를 잘 내고, 계속 장사를 하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사전에 화해조서를 작성하는 것은 일종의 갑질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진용준 기자  jy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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