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진용준 기자] 국내 1위 닭고기 생산업체 하림과 계열사 등이 육계 생산량과 가격을 담합한 혐의가 포착돼 사정기관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트, 프랜차이즈 업체 등에 공급하는 닭고기(생닭, 가공육) 생산용으로 사육되는 닭을 ‘육계’라고 하며, 육계 생산을 위한 부모닭을 ‘종계’, 조부모닭을 ‘원종계’라 한다. 

최종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것은 '육계'이며, 공정위는 최종 소비자들이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5일 이와 관련해 "조사 중인 상황이라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내년 상반기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종계 건을 먼저 발표했고, 하림과 계열사인 올품을 포함해 육계 사업들이 별도 담합한 정황이 있다"며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이날 오전 종계 생산량 감소를 통한 가격인상 목적으로 종계를 낳는 원종계의 수입량을 약 23% 감소시키기로 합의한 4개 종계판매사업자의 담합 행위 등에 대해 총 3억2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과징금은 삼화원종 1억6700만원, 한국원종 9900만원, 사조화인 4200만원, 하림 1800만원 규모다. 

이들 업체는 2013년도와 2014년도에 합의된 원종계 수입쿼터량에 맞춰 2012년도 보다 적은 물량을 수입했다.

또 2013년 물량으로 이미 수입된 원종계 일부(1만3000마리)를 도계(屠鷄·닭을 잡아서 죽임)하고 이를 상호 감시하는 등 합의를 염격히 준수했다.

업계 1위인 하림의 과징금 규모가 가장 적은 이유는 하림은 자체적으로 종계판매와 육계판매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과징금은 가격담합을 통해 이익을 본 외부매출 규모가 참고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가격담합으로 인한 가격상승으로 실질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최하위 시장인 육계 가격이다. 

이번 종계 생산량 감축 담합 조사 과정에서 하림이 담합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공정위는 "종계 가격이 상승하면, 육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조사과정에서 결국 육계 가격을 올리기 위해 담합한 것으로 조사과정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수입된 원종계 1마리는 약 40수의 종계 암탉을 생산하고, 종계 암탉 1마리는 약 100~120수의 육계를 생산한다. 원종계 공급량을 조절하면 최종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육계 가격 상승 규모가 더욱 커진다.

또 이번 조사 과정에서 이들 업체들이 가격담합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 먼저 행정지도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위해 담합 한 후 농림부에 먼저 수급량 조절을 위한 행정지도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림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육계 관련 조사는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이다"며 "담합이 아니고, 수급조절 행정지도를 받고 수입량을 줄인 것이다"고 해명했다.

진용준 기자  jy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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