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대노조 CJ헬로 고객센터지부는 지난 8월 말에 이어 오늘(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 불법 운영 실태 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지날 8월 신고서.

[여성소비자신문 진용준 기자] CJ헬로 고객센터의 불법운영과 노조탄압 실태가 드러났다. 통신사이자 IPTV 사업자 LG유플러스가 케이블업체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희망연대노조 CJ헬로 고객센터지부는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 불법 운영 실태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인수합병에 CJ헬로의 불법운영 등의 영향이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신고는 지난 8월에 이어 또 다시 신고서를 접수한 것이다. CJ헬로의 고객센터(외주업체)인 타코스 텔레콤 외 33개 업체들의 불법도급 실태에 대한 조사 및 처벌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과기부는 방송사업자 허가·재허가 기관이고, 통신자이자 IPTV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역시 허가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재허가 기준에는 유료방송시장 공정경쟁 확보, 이용자 보호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와 상생' 등도 포함된다.

CJ헬로는 현재 LG유플러스에 매각을 추진 중이다. 통신3사가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사들이며 유료방송시장을 IPTV 중심으로 재편하는 흐름의 일환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 중으로, 지난 17일 한 차례 심사 합의를 유보했다. 매각 가격은 8000억원이다.

우선 노조 탄압과정에 인수기업 LG유플러스와 원청 CJ헬로 노조 탄압 개입을 시사하는 녹취록이 나왔다.

경남 창원 모 고객센터 아침 조회시간에 임 모 간부는 "CJ노조 때문에 LG하고 지금 관리를 못한다. 그래서 합병이 됐을 때 지금 CJ노조를 정리를 한다"며 "어떤 센터가 문제가 있는지, 저거 문제가 있는지 이거를 가리기 위해서 지금 CJ 본사에서 지금 뭐 저거 감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부산 J 고객센터에서는 조합원에 대한 일방적 직무변경, 해고통보가 진행됐고 강원도 원주시 Y 고객센터에서는 근로감독 청원을 이유로 현장 출퇴근에서 회사 출퇴근을 강제적으로 시행하면서 업무상 불이익을 가했다.

녹취록을 살펴보면 노조측은 "회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근로감독을 청원했다"고 말하자, 업체 측은 "분명히 이야기해봐. 니네가 청원을 했기 때문에 출근을 시작한 거야" 등의 발언 내용이 나왔다.

이 뿐만 아니다. 근로감독 시정 명목으로 개별적으로 접촉해 3년차 근무중인 조합원을 3개월짜리 기간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노조활동으로 인한 일방적인 AS직군 지역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밖에 연차휴가 조합원 임금 공제, 조합원 기본급 차감, 법정의무교육 시간에 보험상품 판매, 당직 수당 삭감 등 노조원을 대상으로 한 탄압사례가 나타났다.

불법운영 실태를 살펴보면 CJ헬로 외주업체는 법상 금지하고 있는 개인도급을 불법으로 적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정보통신공사업법(제 63조, 72조)에는 공사업을 하려면 1억5천만원 이상의 자본금과 사무실을 보유하고 일정한 기술능력을 갖춰야 한다. 정보통신설비 설치·보수공사의 특성상 고소작업이 필요한 데다, 감전 우려가 있어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한 것이다.

이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개인도급 기사나 재하도급 업체는 정보통신공사업을 할 수 없다.

이에 2016년말 과기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공문을 통해 정보통신공사업법 준수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위반사항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협조(지휘감독)를 요청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딜라이브, CJ헬로 등은 정보통신공사업에 적용을 받는 외주업체(협력업체)에게 개인도급, 재하도급을 업체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 2017년 7월 1일까지 업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CJ헬로 은평고객센터를 담당하는 타코스텔레콤은 2017년 5월에 해당 도급기사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 도급기사로 재전환됐다.

해당 노동자들은 고객센터 정규직으로 남아있기를 원했으나, 2018년 11월 정도에 강제 퇴사가 되고 도급기사로 전환됐다.

이는 원청이 지급하는 도급 수수료 내에서 비용 절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불법임을 인지하고도 도급기사를 운영하면서 정보통신공사업법을 위반하고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하는 등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았다는 지적이다.

경산고객센터는 불법으로 재하도급 업체를 설립하고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S정보통신은 설치·철거 업무만을 담당하는 재하도급 업체를 운영해 온 것이 드러났다.

CJ헬로 측은 합병 이슈로 노조탄압을 한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무관이다"며 "정확히 언제 어디서인지 말씀을 주셔야 될 것 같다. 협력사 문제이기 때문에 즉답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런 내용에 대해 기자를 통해 알게됐다. 알아봐야 할 문제이다"고 말했다.

진용준 기자  jy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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