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법원이 계열사 등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계열사 9곳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22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롯데건설·롯데지알에스·롯데물산·롯데알미늄·롯데캐피탈·롯데케미칼·롯데푸드·부산롯데호텔·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계열사 9곳에 대해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들 계열사들은 2014~2016년 신동빈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주식소유현황을 신고하면서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 등 16개 해외 계열사들의 지분을 ‘동일인 관련주’로 구분하지 않고 ‘기타주주’로 구분하는 방법으로 허위 신고한 혐의로 각각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공정거래법 68조에 따르면 동일인의 주식 소유현황을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신고 할 경우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공정위에 지정자료를 제출할 당시 롯데쇼핑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그룹 총수(동일인)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리해 허위 신고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지난해 9개 계열사를 벌금 1억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롯데 측이 불복하면서 정식재판이 시작됐다.

롯데 측은 “일본 계열 회사 지분을 신고 대상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외 계열회사라고 해서 (현황신고에서) 당연히 배제돼 있다고 할 수 없다”며 “피고인들이 신고해야 하는 대상인 주주인 계열회사 역시 국내 계열회사에 한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롯데쇼핑이 피고인들을 대리하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리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직책이나 명칭이 아닌 일정 권한을 가지고 본인을 위한 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롯데쇼핑은 피고인들에게 주식 현황자료를 합해 제출했다. 그런데 롯데쇼핑은 취합한 내용을 그대로 공정위에 낸 게 아니라 일정 부분 직접 검증하고 제출했다”고 롯데쇼핑이 대리인에 해당한다고 봤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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