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진용준 기자] 서희건설 임원 2명이 대구 지역 주택조합 사업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총 6억원을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고,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서희건설 임원에 한정된 재판결과이며 추가 피고인으로 조합장과 분양대행사, 업무대행사, 토지용역사 대표 등이 피소돼 재판 중으로 개인비리를 넘어 조합사업 전체 비리로 번질 가능성도 나타났다.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17일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서희건설 김모 전무와 윤모 이사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징금 각각 3억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서희건설의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거액을 수수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며 수수한 돈을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한 점, 피고인들이 받은 돈과 관련한 임무는 서희건설의 주된 임무가 아니라 조합의 업무를 보조하는 것이었고, 대출알선과 관련한 계약의 결정권한은 조합이 가지고 있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희건설과 대구 내당지역주택조합(이하 조합)은 2016년 4월28일 대구 서구 내당동 220-1 일대 약 3만1551㎡에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7개동, 총 1300여 세대 규모로 조합 아파트를 건설하기로 ‘사업약정’을 체결했다.

서희건설 김모 전무는 이 조합 아파트 업무를 총괄한다. 윤모 이사는 이 시공 업무의 실무 책임자다.

이 사업장에서는 기존 코리아에셋이라는 브릿지대출 금융주관사가 있었지만, 윤 이사 등은 문제의 금융주관사의 대표로부터 금융주관사 교체 청탁을 받았다.

이들은 각각 3억원씩 총 6억원을 챙겼으며 금융주관사는 교체됐다. 대출금액도 기존 13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증가됐다. 이를 통해 작년 8월부터 하루 2300만원 이자가 발생돼 조합원들이 온전히 부담을 안게 됐다.

윤 이사는 2018년 8월 초 장씨를 조합 관계자들에게 소개했고, 장씨와 조합이 토지매입자금 대출알선 계약 체결을 협의했다.

그 과정에서 윤 이사는 장씨와 조합 관계자들이 대출알선 수수료율을 0.8%와 1.5% 중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 논의하는 것을 보고 조합 관계자들에게 “토지 가격이 오르고 있어 신속하게 대출이 되는 것이 중요하니 장씨가 원하는 1.5%로 수수료율을 정하고 대출을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그에 따라 장씨와 조합은 2018년 8월20일 장씨가 대표로 있는 우성디엔씨가 금융기관 대출을 알선하고, '조합은 조달한 기표금액의 1.5%를 용역비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Project Management 계약을 체결했다. 금융위 자문 결과 우성디엔씨는 금융주관사 자격 조차 없는 업체였다.

특히 윤 이사 등은 금융주관사가 한 곳도 아닌 장대표가 운영하는 업체 두 곳과 조합이 계약을 맺게해 장 대표는 두 곳을 통해 금융 수수료를 챙겼다.

2018년 9월14일경 대출알선 과정에 필요한 부수적인 비용의 충당을 위해 장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NH서비스가 대출 관련 각종 업무를 지원하고, '조합은 그 대가로 대출 금액의 0.4%를 용역비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추가 대출지원업무 약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해당 조합안에는 두 곳의 금융주관사가 불필요하게 생기게 됐다.

이 후 윤 이사는 2018년 12월 중순경 서울 광진구 능동로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 주차장에서 장씨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이사는 대출알선과 향후에도 서희건설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에서 대출알선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명목 등으로 1억9000만원을 받았다.

이 후 2019년 2월 중순경까지 총  4회에 걸쳐 합계 6억원을 챙겼다.

윤 이사는 2018년 12월 하순경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있는 양재역 공영 주차장에서 김 전무로부터 미리 받아둔 자동차 열쇠를 이용해 그곳에 주차돼 있는 김 전무의 스타렉스 차량 조수석에 1억원을 넣어두었다.

그때부터 2019년 2월 중순경 사이에 총 3회에 걸쳐 윤 이사는 김 전무에게 3억원을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조합측은 서희건설 임원들의 불법행위로 조합측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시공계약 해지를 원하고 있다.

서희건설 측은 계약해지시 전체 사업비 10%(300억원)를 위약금으로 명시해 놓은 상황이다.

조합 측 관계자는 "서희건설 측과 계약 해지 등을 대화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서희건설 측은 "임원 개개인의 일탈 행위일 뿐이다"고 잘라 말했다.

진용준 기자  jy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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