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 원인으로 학교폭력이 지목되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피해 학생의 신고가 적어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 하에 학교폭력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7대 실천정책을 발표했다. 학교장과 교사의 역할 및 책임을 강화시켜 교원이 책임지고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학교장의 판단 하에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담임교사는 매 학기 1회 이상 학생과 1대1 면담을 실시하고 학부모에게 통지토록 하는 한편, 복수담임제도를 도입해 학교폭력 관련 사실, 상담, 치료 등을 관리하도록 했다.

교원 양성 단계부터 생활지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교직 소양 분야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과목을 반드시 이수토록 했다. 
신고 조사체계를 개선하고 가․피해 학생에 대한 조치도 강화한다. 피해학생을 우선 보호하고 학교폭력으로 인해 받은 상처 치유를 지원하는 한편, 가해학생에게는 엄격한 조치와 재활치료를 지원한다. 일진 등 학교폭력 서클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학부모 교육을 확대 및 학부모 책무성 강화, ▲교육 전반에 걸친 인성교육 실천, ▲가정과 사회의 역할 강화, ▲게임․인터넷 중독 등 유해 요소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대책 마련 외에도 학교폭력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20일까지 한 달간「2012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시․도별, 단위학교별 심층 분석 결과 및 전수조사 제도 개선안이 포함된 최종 분석 결과는 4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김태완)이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 558만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 간 학생들이 경험한 학교폭력 피해 유형 및 학교폭력 발생장소, 학교별 일진 유무 등이다.

중간발표 결과 설문대상 558만 명 중 25%인 139만 명이 설문에 응했으며 지역별로는 전남이 46.3%로 가장 높고 서울이 19.2%로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학급별로는 초등학교가 35.1%, 중학교가 22.1%, 고등학교가 17.6%로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응답률이 낮았다.

전체 응답자 139만 명 중 12.3%인 17만 명이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었으며 학교폭력 피해유형 가운데 협박이나 욕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욕설과 비방 등 언어폭력(51.2%)과 집단 따돌림(13.3%)이 전체 응답유형 가운데 64.5%를 차지했다.

‘학교 내 일진 또는 폭력서클이 있거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6%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 23.7%, 중학교 33.3%, 고등학교 1.6%의 응답률을 보이고 있어 중학교에서 일진 등 폭력서클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00명 이상의 학생이 ‘학교내 일진이 있거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학교는 643교에 달했다.

이번 전수조사와 관련해 교과부는 “즉시구제가 필요한 사안은 경찰과 합동하여 해결에 나서고 있으며 나머지 사안은 해당 학교 선생님에게 컨설팅 보고서를 보내 학교 측에서 대응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정부가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며 “3월에는 일진 등 폭력서클이 조금은 잠잠해 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는 인터넷이 안 되는 지역, 실명 인증을 피해학생이 두려워하는 점 등을 고려해 우편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동안 제대로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도서 지역도 대상에 포함됐다.

교과부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다 효과적인 학교폭력 근절 대책 마련할 계획이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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