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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협동칼럼㉑]연해주와 안전한 먹거리
권갑하 시인/도농협동연수원장 | 승인 2019.08.26 12:07

[여성소비자신문]얼마 전 연해주를 다녀왔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100년 전 만세소리를 가슴으로 듣다’란 주제를 들고 독립운동 현장을 둘러보는 문인들의 역사기행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조력자로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대부 역할을 한 최재형 선생 기념관과 이상설 유허비, 고려인 정착지였던 신한촌 기념비 등지를 돌아보았다.

고려인역사관이 있는 ‘러시아 한인 이주 140주년 기념관’에서 사전에 만남을 예약한 고려인 10여명과의 간담회도 가졌다. 한 분 한 분의 말씀도 청해 듣고 선물도 드린 뒤 ‘아리랑’과 ‘고향의 봄’ 노래를 함께 불렀다.

우리말을 잘 못해 통역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한 민족임을 가슴 뜨겁게 느꼈다. 1937년 강제 이주 무렵 또는 직후에 태어난 분들이기에 그 분들이 겪어야했던 고통과 시련의 세월이 무척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지만, 그 분들 나름대로 자녀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큼도 함께 느끼는 시간이었다.

같은 민족이라 해도 속한 나라와 삶의 환경이 다르기에, 소통과 이해의 간극이 클 수밖에 없지만 한 민족이란 의식과 정신, 믿음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운동 현장을 찾는 짧은 연해주 기행 속에서 나의 또 다른 관심은 농산물 등 식품에 관한 것이었다. 일찍이 연해주를 식량기지로 구축하자는 프로젝트가 장덕진, 이병화 선생 등에 의해 추진돼온 곳이기에 더욱 관심이 컸다.

일행과 함께 몇 군데 마트를 둘러보면서 농산물 등 식재료가 대부분 친환경 유기농산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과와 포도, 토마토 등 과채류들은 우리 기준으로 보면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크기가 작고 모양도 균일하지 않고 흠집 난 것들이 포장되지 않는 상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더 신선해보였고 믿음이 갔다. 짧은 시간 동안 아주 적은 일부를 본 것이지만 연해주의 농산물과 식문화를 조금은 체감할 수 있었다.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구상 어느 곳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 연해주다. 땅이 넓은 데다 연해주 정부 또한 친환경 농업에 관심이 큰 만큼 기왕에 추진되고 있는 우리의 다양한 연해주 관련 농업 프로젝트가 더욱 의미 있게 전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우리나라는 GMO 곡물 소비 세계 1위 국가다. 연간 약 1000만 톤 규모가 수입, 소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식용이 200만 톤 정도인데, 그 중 콩과 옥수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GMO옥수수는 빵과 과자, 음료, 시리얼, 팝콘 등으로 가공되어 판매되고 있고, GMO콩은 대부분 식용유와 된장, 간장 등으로 탈바꿈해 소비된다. 유럽연합(EU)은 GMO 성분이 조금만 들어가도 DNA 단백질 파괴와 관계없이 성분 표기(동물사료 포함)를 강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무의식중에 GMO 식품을 섭취하게 된다. 글로벌 식품기업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들은 ‘GMO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몸 속에 축적되어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데는 수년, 십수년이 걸리니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위암과 대장암, 유방암을 비롯한 각종 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불(난)임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안전하지 않은 식품 소비와 관련이 큼을 배제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연해주 농업은 콩과 밀, 귀리, 보리를 순환 경작하는 형태라고 한다. 연해주를 연결하는 우리의 식품 조달 전략은 미국이나 남미 등지에서 수입하는 GMO 곡물을 대체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연해주에 진출한 한국 농기업들과 고려인,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우리 소비자들이 협력한다면 연해주를 우리의 Non-GMO 곡물 생산기지로 만들 수 있다. Non-GMO옥수수 재배도 늘고 있는 만큼 노력 여하에 따라 사료용 곡물까지도 GMO 수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권갑하 시인/도농협동연수원장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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