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업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을 인수합병한 성과가 나고 있고, K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업체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나금융그룹은 대만·베트남 등 해외 및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을 시작으로 M&A에 집중할 전망이다.

금융가에서는 지주사들의 비은행 부문 강화 행보에 대해 “은행 이자이익 확대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지주사들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비은행 부문 M&A를 통한 비이자 이익 확대를 추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오렌지라이프·아시아신탁 M&A ‘성과’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9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1조9144억원,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8.5% 상승한 9961억원이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3조9040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8% 상승한 1조2818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는 6637억원으로 1분기 대비 7.4% 상승했다. 2분기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0.03%p 감소한 1.58%로 나타났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2713억원으로 집계됐고 신한금융투자는 40% 감소한 142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생명은 11.4% 증가한 78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지주는 그간 진행한 비은행사 인수합병(M&A)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양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분기 2조6434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은행 순익(1조9165억원)이 약 73%에 달하는 등 그간 은행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28,300 +0.18%)와 부동산신탁사 아시아신탁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비은행 부문이 강화됐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7% (3677억원) 상승하며 1조7459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4850만 주를 모두 2조2989억원(지분 59.15%)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당국에 자회사 편입을 신청한 바 있다. 이후 올 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오렌지라이프를 14본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사진=KB금융

KB금융, ‘스타트업 키우기’ 나선다

KB금융지주는 2019년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 1조8368억원, 2분기 당기순이익은 9911억원을 올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다. 핵심이익 성장과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감소 등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454억원, 17.2% 증가했다.

2분기 총영업이익은 2조899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 늘었다. 핵심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KB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약 29%로 나타났다. 앞서 KB금융그룹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 현대증권(현 KB증권)을 각각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업계는 “KB금융그룹이 손해보험과 증권사를 인수한 만큼 추후 생보사 인수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더해 KB금융그룹은 지난 31일 글로벌 엑셀러레이터인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휴 협약도 체결했다. 플러그 앤 플레이는 페이팔과 드롭박스 등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한 엑셀러레이터로, KB금융그룹은 실리콘밸리 육성 프로그램에 스타트업을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의 지원을 받는 ‘KB스타터스’가 육성 대상에 선정될 경우 글로벌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제휴를 추진할 수 있고 주요 벤처캐피탈사와의 투자유치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사진=KEB하나은행

하나금융그룹, ‘해외·비은행 강화’ 집중

하나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 1조2197억원을 올렸다. 이중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은 해외 및 비은행 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앞서 지난달 26일 통해 대만 타이페이시에서 이썬 커머셜(E-Sun Commercial)은행과 글로벌 투자금융(IB)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은행은 앞으로 글로벌 IB 주요 5개 분야인 항공기와 인프라, 기업, 인수, 부동산금융에서 상호 교류할 예정이다. 이썬 커머셜은행은 동남아 지역에 30여개의 영업망을 보유한 상업은행으로 기업금융과 디지털금융에서 두곽을 나타내고 있다.

이어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31일 베트남 자산규모 기준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 상업은행 중 하나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를 1조24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하나금융투자에 증자를 실시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를 시작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우리금융지주, ‘은행 쏠림’ 해소 위해 M&A 속도낼 듯

연초 금융지주사 체제를 다시 구축한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약 2%에 불과한 상황이다. 4대 금융지주들 가운데 가장 은행부문 비중이 높은 만큼 우리금융그룹은 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출범 후 첫 번째 M&A로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의 자회사 편입을 지난달 마무리했다. 지난 4월 중국 안방보험그룹과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지 약 3개월 만이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수탁고 기준 각 13위, 29위의 종합자산운용사로 차별화된 투자 전략으로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힌 곳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에 더해 국제자산신탁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국제자산신탁의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 25일 체결했다. 국제자산신탁은 지난 2007년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했으며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신탁에 강한 업체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수탁고 23조6천억원, 당기순이익 315억원을 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