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19.10.14 월 18:42
HOME 오피니언 칼럼
헬스장 소비자피해구제 법제정비 시급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19.07.26 14:05

[여성소비자신문]큰 폭의 할인을 미끼로 장기 이용권 구매를 유도한 뒤, 환불을 어렵게 하는 헬스장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헬스장들은 6개월 이상의 장기 이용권 가격을 1개월권 가격보다 40~ 6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을 유인한다. 최근 5년간 서비스 분야에서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이 접수된 분야가 헬스장·휘트니스센터였다.

계약상 최근 5년 헬스장 피해구제 신청 7891건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5월까지 약 5년여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7891건에 달했다. 이중에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7611건(96.5%)이 7611건이 ‘계약관련’, 즉 헬스장의 계약불이행 또는 소비자 본인의 불가피한 계약 중도해지 등으로 인해 환불을 원하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 사업자가 할인율을 높여 장기 이용계약을 체결하게 한 뒤 소비자가 중도해지를 요구하면 할인 전 가격, 즉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이용료를 정산해 환급 요구하는 행태가 가장 많았다.

2018년 한 해 접수된 헬스장·휘트니스센터 관련 피해구제 신청 1634건 중 위약금 과다 청구, 계약해지 거절 등 계약해지 관련 피해가 1496건으로 91.6%를 차지했다. 건강을 위해 헬스장과 휘트니스 센터를 찾는 소비자들이 호소하는 피해 사례 중 열에 아홉은 위약금 과다 청구나 해지 거절 등 계약해지와 관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계약관련 피해구제 신청 7611건 중 소비자원의 합의 권고 등에 따라 환불을 받는데 성공한 소비자는 34.8%에 불과한 2649건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 정도는 소비자원에 도움을 요청하고도 환불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 이유는 헬스장의 이용계약 내용에 대부분의 경우 ‘환불 또는 양도불가’ 조건을 달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명확하게 그런 계약조건이 없는 경우에도 관행적으로 대부분의 헬스장이 환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로 인한 헬스장 피해도 증가

B씨는 헬스 2개월 차인데 최근 트레이너와 운동을 하다 허리가 삐끗했다. 그는 “트레이너가 가르치는 대로 했을 뿐인데 허리를 다쳤다”고 한다. 당시 트레이너는 B씨에게 일주일 휴식을 취하라고 했을 뿐 별다른 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병원에 간 박씨는 허리염좌 진단을 받고 2주 넘게 물리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와 같이 검증 안 된 강사에게 운동을 배우다 다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자격증이 없어도 웨이트 트레이닝·필라테스 강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헬스·필라테스 관련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2018년에만 해도 1892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1640건, 2017년 1864건이다. 특히 부상 등 안전 관련 피해구제 사례는 한 달에 한건 꼴로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체형교정이나 치료목적으로 헬스나 필라테스를 다니며 공인자격증이 없는 강사의 지도를 받고 오히려 병을 얻어 고생하는 피해자들이 많다.

공인 자격증이 없어도 헬스·필라테스 강사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필라테스는 공인 자격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필라테스 학원을 차리거나 강사가 되는 데 어떤 조건도 필요 없다는 의미다. 공인 자격증이 존재하지 않으니 사설 기관·협회에서 일정 기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받게 되면 사설기관의 수료증이나 ‘강사 인증서’가 전부이다.

헬스장 관련 법제 문제 있어

우선 헬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계약기간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 중도해시 시 환불조건 등을 확인한 후 사업자의 폐업 등에 대비해 가급적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하여 피해는 최소화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년전부터 학계와 소비자단체에서는 엘스장 관련 현행법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으나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첫째,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의 문제점을 요약하고자 한다. 동법 제30조에는 ‘시ㆍ도지사,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은 체육시설업자 또는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기간을 정하여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법 제20조에는 채육시설업자의 준수사항이 ‘체육 이용약관 등 회원 및 일반이용자와 약정한 사항을 지킬 것’이러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 그 약정의 적합여부나 해약과 환급 등 이용자 보호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일반이용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즉, 선언적인 규정이어서 소비자피해의 구제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둘째, 체육시설업을 직접 규율하는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에 의해 실효성있는 소비자보호가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의 계속적 거래에 포함시켜 소비자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으나 미흡한 점이 있다.

이 법 제 2조에 “계속거래란 1개월 이상에 걸쳐 계속적으로 또는 부정기적으로 재화 등을 공급하는 계약으로서 중도에 해지할 경우 대금환급을 제한 또는 위약금에 관한 약정이 있는 거래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체육시설이라는 업종을 방문판매법령에 적용하는 문제는 법령의 불일치와 부조화로 인하여 대중체육시설업자의 위법 부당한 행위에 대해 행정처분을 강력하게 할 수 있는 여지가 미약하여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소바자와 사업자간의 분쟁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고시로서 시행되고 있으나 소비자분쟁해결이 가이드라인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이 가이드라인은 법적인 효력이 미약할 뿐만이 아니라, 분쟁당사자 사이에 분쟁해결에 관한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 분쟁해결을 위한 합의나 권고의 기준이 되고 있다. 즉, 사업자의 부당, 위법한 행위에 대한 제재적 기능은 전혀 없는 것이다.

넷째,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로 제정된 표준약관도 실효성이 미흡한 편이다. 현재 스포츠 관련 사업 중 골프장, 체력단련장의 표준약관이 제정되어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불공정한 내용의 약관이 통용되는 것을 방지하려고 하지만 단순한 권고사항이므로 강제성이 없다. 스포츠시설업마다 계약서의 양식과 내용이 달라 소비자들이 제대로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섯째, 헬스장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서는 민법상의 사용자책임 등 불법행위책임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형사상의 책임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고예방을 위한 스포츠강사 등 지도자들에게 공인자격증 제도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헬스장 관련 법제 개선방안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방문판매법에 의한 대중체육시설의 관리와 감독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스포츠시설 이용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자의 해약 거부, 과다한 위약금 요구 등 부당한 행위를 실질적으로 규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이 법 제18조(회원의 보호) 제2항을 “체육시설업자는 일반이용자와 체결한 1개월 이상 체육시설 이용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된 경우에 일반이용자가 실제 이용한 기간에 해당하는 이용대금과 총 대금의 10%를 초과하는 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잔액을 즉시 환급하여야 한다.

다만, 해약 또는 해지사유가 체육시설업자에게 있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공제해서는 아니된다.”고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또한 이 법 제40조 제1항 7호에 “제18조에 따른 위약금을 과다하게 청구하거나 대금환급을 거부한자” 규정을 신설하여 과태료처분을 강화하여야 한다.

또한, 옥외가격표시제를 도입하여 중도해약에 따른 환급금산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들이 가격을 쉽게 확인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과 사업자간의 공정한 가격경쟁을 유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