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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이달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1983년 포항제철에 입사한 최 회장은 포스코에서 재무실장을 맡은 후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을 지냈다. 2014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부사장 겸 기획재무본부장을 맡았고, 2016년 들어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재무와 경영관련 커리어를 쌓아온 만큼 포스코 내 ‘재무통’으로 알려진 바 있다.

최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포스코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업계에서는 “철강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좋은 성적을 낸 셈”이라면서도 “앞으로 포스코를 어떻게 이끌지가 진정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최 회장 앞에는 환경과 안전 등 풀어야 할 난제가 쌓여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권오준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이후 포스코그룹의 제 9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회장직을 급히 이어받은 상황에서 새로운 50년을 향한 개혁 방안을 각계각층에서 수렴하면서 업무를 시작했다.

최 회장의 지난 1년간 경영에 대해서는 주로 ‘새로운 경영이념을 제시하며 변화를 주도했다’는 평이 나온다. 기존 철강 부문을 철강·신성장·비철강 등 3대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며 미래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 이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 동력 확보와 100대 경영개혁 과제 등을 내 놓은 것도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포스코 순혈주의’를 깨고 과감한 인재 영입으로 외부 수혈을 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포스코가 8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1조클럽을 달성했지만 시장이 당초 내놓은 기대치(약 1조1000억원)에도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을 낸 데다 영업이익, 매출액, 영업이익률 등 모든 지표가 악화된 탓이다.

포스코는 23일 콘퍼런스콜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3213억원, 영업이익 1조686억원, 순이익 68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7% 감소했다. 순이익은 17.4%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1.9%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2% 12.5% 줄었다.

8개 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은 달성했지만 철강부문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은 나빠졌다. 구체적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7년 2분기 9791억원을 기록한 이후 8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2분기 6.6% 이후 처음으로 6%대인 6.5%를 기록했다.

별도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2017년 3분기 7218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고, 영업이익률은 2017년 3분기 9.9%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져 9.7%로 나타났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7조4759억원, 영업이은 7243억원, 순이익은 5454억원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판매가격은 상승했지만 제품 생산라인 수리로 인한 판매량 감소 및 원료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3.0% 감소했다.

최 회장이 ‘재무통’인 만큼 재무건전성은 높아졌다. 차입금 지속 축소, 미지급 법인세 납부 등으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치인 65.0%를 기록한 상황이다. 연결 차입금은 19조2000억원으로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차입금 비율(Debt to EBITDA) 2.6배를 유지했다. 별도기준 부채비율 역시 원화사채 상환, 미지급 배당금 지급 등으로 전분기 대비 2.2%포인트 감소한 17.8%를 나타냈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우선 전 세계 철강 수요의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 원료가격 상승세가 안정될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료가격이 낮아지더라도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연결기준 올해 매출액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은 개선 여부는 안개 속”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전 세계 철강업계는 지난 1월 브라질 발레댐 붕괴로 철광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21.79달러(22일 기준)를 기록하는 등 5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쇳물 제조에 필요한 석탄 가격도 톤당 205달러대로 올해 1월보다 약 60%이상 가격이 올라갔다. 포스코는 “3분기에도 철광석 가격이 100~110달러를 유지할 것”이라며 “석탄은 170~18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업계에서는 특히 철강제품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동차와 선박업계 등에 판매하는 철강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원료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산업별로 협상은 시작 단계에 있다”며 “상반기 후판 협상 내역을 하반기 후판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제조에 필요한 주 재료중 하나다. 다만 조선업황이 문제다. 올해 상반기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후판 가격이 동결된 탓이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원재료 가격이 고객사에 전가되면서 적정 마진을 확보해야 하지만 국내외 주요 산업들이 이를 수용할 만한 여건이 형성되고 있지 않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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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우선 환경과 관련해 포항·광양 제철소의 대기 오염물질 배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앞서 경상북도와 전라남도 지자체는 “고로 정비 과정에서 안전밸브(블리더)를 열어두고 오염물질을 배출해 현행법을 위반했다”며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의 2고로에 대해 조업 정지 10일을 통보했다.

업계에 따르면 고로 블리더 개방은 지난 100년간 이어져온 제철 작업과정이다. 현실적으로 이를 대체할 방안이 없는 만큼 지자체도 조업중지가 아닌 과징금 부과로 일단 마무리하는 모양새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환경규제 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노조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대표교섭단체인 한국노총 포스코노동조합은 최근 “지난해 5명에 이어 올해도 벌써 4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회사는 안전 관련 대책이 미비하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탁상행정에만 의존했고 최고 책임자인 최정우 회장은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 없이 함구하고 있다”며 “또다시 사망사고가 난다면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사고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포스코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난다면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각오로 사고 예방에 나서야 한다”며 “노조는 원가절감을 위한 1인 근무체계와의 관계를 포함한 이번 사고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관련법 위반이 드러날 경우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취임 이후 안전경영을 강조해온데다 포스코가 2020년까지 안전과 관련해 1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는 만큼 각계로부터 관련 지적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포스코는 23일 ‘안전혁신비상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다고 밝힌 상태다.

이어 민주노총 산하 포스코지회는 직업병 보상을 위한 장기 투쟁에 나설 태세다. 노조는 퇴직 후 질병으로 치료 중 혹은 사망한 지 3년이 안 된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직업성 질환 제보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업인 철강이 어려운 상황에 최 회장이 앞으로의 1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라며 “실적, 수요 업계의 업황 부진, 노조와의 갈등, 환경문제 등 과제가 산적한 만큼 최 회장이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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