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토교통부가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자 모빌리티 업체들이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기존 택시 산업을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하면서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상생안을 환영한다는 입장도 있어 업계 내부의 판단도 나뉘는 모양새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는 ‘사회적 기여금’을 지불해 택시 감차 비용을 일부 감당하고 모든 차량을 직접 소유해야 한다. 운전기사 역시 모두 택시 기사로 교체해야 된다.

박재욱 브이씨앤씨(VCNC) 대표는 이날 국토부 발표 이후 입장문을 통해 “국민 편익 확장을 위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됐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이번 방안에서는 기존 제도와 기존 이해관계 중심의 한계가 보인다”며 “향후 기존 택시 산업과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을 포함해 국민 편익 확대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협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다의 창업 목표 중 하나인 사회적 기여, 사회적 가치를 위한 실행 계획을 빠른 시일 안에 제안하도록 하겠다”며 “정부, 국회 등 사회 전반 관계자들과 대화를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카풀 업체 풀러스는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가맹사업자와 중계 플랫폼 간 결합 총량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풀러스측은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참여할 플랫폼 운송 사업 제도는 총량과 기여 비용으로 제한하면서 대기업 중계 플랫폼과 결합할 수 있는 가맹사업은 규제 완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우버 등 자금력 있는 글로벌 기업이나 이동 수요 트래픽을 확보한 국내 대기업 중계 플랫폼에 대다수 가맹사업자들이 결합을 시도하면 스타트업의 공정한 경쟁 시도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운송시장이 대기업에 잠식되는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는 “국토부의 개편 방안의 전체적인 방향성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마카롱 택시는 택시운송가맹사업 제도권 안에서 출발한 업체다. 11인승 승합차 렌터카로 서비스를 시작한 VCNC ‘타다’와 달리 법인택시회사를 인수하며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했다.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의 이행열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상생안은 택시산업의 자기 혁신 및 새로운 이동성서비스 산업의 발전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해온 시장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운송서비스 상품이라는 선택지가 제공될 것이며, 택시산업 또한 더 나은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택시 업계와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자의 ‘대등하고 공정한 경쟁’을 가능하게 할 ‘철저한 관리감독 체계’와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에 가속도를 더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정교하고 공평한 규제완화 및 실행방안의 빠른 결정과 적용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ST모빌리티는 택시업계의 중흥과 국민이 바라는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택시운송가맹사업자로서 새롭고 다양한 택시 서비스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이번 개편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 3월 7일 사회적 대타협 이후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논의해 온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형상화하고, 방향성을 정의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모빌리티 산업의 규제 혁신과 변화의 기제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또 “이번 개편안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한 상황”며이라 “사회적 대타협 이후 넉 달여 만의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방안이기에 오늘을 시작으로 당장 실행 가능한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고 실행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향성이 정의됐으므로 이 취지에 맞는 서비스를 즉각 시작해 새로운 가치를 국민들과 업계가 나눌 수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전개될 수 있기를 적극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국토부는 이날 관계부처 장관급 회의와 당정협의를 거쳐 플랫폼 택시는 차종 및 요금 다양화, 갓등·차량 도색 같은 규제 완화 혜택을 받되 영업용 자동차 운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고 플랫폼 택시 기사도 택시종사자격을 취득해야 한다는 내용의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택시제도 개편방안은 기존 업계와 마찰을 빚어온 타다 등 플랫폼 택시의 제도권 편입에 초점을 맞춰 3가지 모델을 마련했다.

차량·외관 규제를 완화한 플랫폼 ‘운송사업형’, 기존 법인·개인 택시와 결합한 ‘가맹사업형’, 중개플랫폼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신고제 ‘중개사업형’ 등이다. ‘카카오T’ 등 중개형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서는 ‘중계 사업모델(이용자와 택시 연결)’ 외 여러 부가 서비스 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웨이고 택시 등 가맹사업자의 진입 규제와 차량 외관 규제도 완화한다.

또 플랫폼 운송업자에 대해 운영 대수·횟수에 따라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내도록 했다. 이 기여금을 기존 택시의 감차·면허권 매입·종사자 복지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