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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중개이용 소비자피해, 법제 정비 필요하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19.07.15 15:24

[여성소비자신문]최근 소비자보호원의 ‘결혼중개업 관련 피해구제 신청현황자료’에 따르면 매년 평균 300건 안팎의 피해구제 신청이 소비자원에 접수됐다.

이 보고서에 나타난 바로는 지난 5년(2014∼2018년)간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1458건이었다. 이 중 국내 결혼중개 피해구제가 1330건(91%), 국제결혼중개 피해구제는 128건(9%)이다. 피해 유형별로는 계약불이행 등 중개계약 관련 피해가 1371건(9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부당행위(50건), 품질 애프터서비스(20건) 등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례를 보면 만남 횟수에 전화번호 제공을 포함하거나 결혼 성사때까지 무제한 만남을 약속해 놓고는 5번 이후에는 만남을 주선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결혼대상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 상대에게 재혼 여부를 알려주지 않거나 자녀가 있는 여성을 소개받는 등의 불성실 중개도 상당수 잇따랐다.

이러한 피해구제 신청 사례 가운데 56%(822건)가 정보제공, 상담·기타, 취하중지, 처리 불능 등 미합의로 처리됐으며 소비자가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받은 배상은 0.5%(7건)에 불과했다.

한편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제결혼이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인식되어 상업적 결혼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난립하였고, 결혼중개업자들을 통한 국제결혼은 혼인당사자 간에 충분한 만남과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특히, 인신매매적 성격의 국제결혼, 가장·사기결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혼인 이후에도 문화차이, 가정폭력, 인권침해 등의 문제로 가정이 파탄에 이르는 경우가 빈번하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특히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 간의 국제결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결혼중개 법제의 현황
 

2000년대 이전까지 결혼중개업은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서 “가정의례를행하는 식장을 제공하거나 결혼상담 또는 중개행위를 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자 하는 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신고제로 관리되고 있었으나, 1998년 2월 8일 제정된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에 따라 해당 법률이 폐지됨에 따라 결혼중개업이 자유업으로 전환되었다.

이후부터 국내 및 국제결혼중개에 따른 피해 사례가 급증하여 법적·제도적 규율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마침내 결혼중개업을 규율하는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이하 ‘결혼중개업법’이라고 한다)이 2007년 12월 14일 제정되어 2008년 6월 1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의 제정목적은 국내 및 국제결혼중개업체를 이용하는 다수의 소비자를 보호하고 다문화사회로 진입을 위한 첫 단초로 건전한 결혼중개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결혼중개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 근거가 되는 실효성 있는 법적,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

아울러 결혼중개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하여 결혼중개업체의 부당한 영업활동을 방지하고 책임의식을 강화함으로써 결혼중개업체 이용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국가의 대외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법은 실태조사, 국내결혼중개업의 신고, 국제결혼중개업의 등록, 국제결혼중개업체의 공시, 지도점검, 휴업·폐업 및 재개의 신고, 결격사유, 겸업금지, 신고필증 등의 게시, 명의 대여의 금지, 결혼중개계약서의 작성 등, 신상정보 제공, 통역·번역서비스의 제공, 기록보존, 부정한 방법의 모집·알선 등의 금지, 외국 현지법령 준수 등, 홍보영상의 제작·배포·송출, 거짓·장된 표시·광고의 금지 등, 미성년자 소개 금지 등, 개인정보의 보호, 장부 등의 비치, 국제결혼중개업자의 업무제휴, 보고 및 검사 등, 관계 기관의 협조, 시정 명령, 영업정지 등, 폐쇄조치 등, 청문, 행정처분의 승계 등, 수수료, 교육, 결혼중개업 이용자의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자본금, 손해배상책임의 보장, 벌칙, 양벌규정, 과태료 등을 규정하고 있다.
 
법정책임에 대한 개선방안은
 
이 법이 시행된 후에 주로 국제결혼 중개업의 부작용에 따라 중개업체에 대한 법적 규제 수준을 점점 높이는 방향으로 수차례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이 법률의 현실적 실효성에 있어 많은 의문과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결혼중개의 법정책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국제결혼중개업을 폐지하고, 비영리화 및 공익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요 결혼 상대국에서는 상업적 국제결혼중개를 금지하거나 불법행위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중개업자에 의한 국제결혼중개행위는 직·간접적으로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

특히, 영리목적의 영세한 중개업자들이 난립하여 무분별한 국제결혼중개가 성행하면서 인신매매성 결혼, 인권침해의 사례가 증가하고, 이혼율이 높아져서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공익적 목적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측면의 고려도 강구되어야 한다.  2008년 대만이 상업적 국제결혼중개를 전면 폐지하고 재단법인이나 비영리사단법인에 의한 국제결혼중개제도를 도입한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당장 국제결혼중개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에는 많은 논란이 예상되므로 비영리화 및 공익화를 위한 법제정비를 준비하면서, 점차적으로 중개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상업적 국제결혼중개를 금지할 경우에는 직업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행복추구권과 공공복리, 신뢰보호의 원칙 등에 관한 위헌성 논란이 일어 날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국제결혼중개업자의 교육 및 자격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국제결혼중개업자는 이용자의 개인신상정보를 직접적으로 취급하면서 상대방에게 제공할 수 있고, 외국을 왕래하면서 물건이 아닌 사람을 소개하기 때문에 계약체결 이전부터 확고한 인적 신뢰성이 보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용자가 국제결혼중개의뢰를 하면서 들이는 수수료·회비 형식의 비용이 1천 만 원 이상의 고액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높은 직업윤리의식과 해외 정보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국제결혼중개업자에 대한 자격기준을 강화하여야 한다.

현재 국제결혼중개업자에게 의무적으로 결혼중개업에 관한 전문지식, 윤리의식 및 자질향상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고(결혼중개업법 제24조), 결혼중개업 이용자의 피해예방 교육도 받도록 되어 있다(동법 제24조의2). 그러나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기준이 법령에 명시되어 있지 않고 막연하여 실효성이 문제되고 있다.

그동안 교육시간이 총 4시간에 불과하여 중개업자에 대한 직업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다 장시간의 심도 있는 교육과정이 개설되어야 하고 주기적인 보수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직무수행과 관련된 법령과 직업윤리와 중개업 실무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공인국제결혼중개사 자격시험제도의 도입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국제결혼중개 표준약관 준수 및 구체적인 피해자 구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0년 3월 사단법인 한국결혼중개업협회가 심사 의뢰한 국제결혼중개표준약관을 제정·고시한 바 있으며, 현재는 2014년 9월 개정된 표준약관을 국제결혼중개업자와 이용자에게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2015년 2월 3일 신설된 결혼중개업법 제10조 제5항에 따라 여성가족부장관은 결혼중개업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구축하기 위하여 결혼중개업에 관한 표준계약서를 결혼중개업자에게 사용하도록 권장하여야 한다. 표준약관의 사용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결혼중개업법은 중개업자가 법령상 의무를 위반할 시 시정 명령, 영업정지, 영업소 폐쇄조치 등의 행정처분을 규정하고 있고, 불법·무등록 중개업자에 대한 벌칙을 두고 있지만, 정부의 처분 및 단속 의지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고의적 사기성이 짙은 불법중개업자들의 활동을 억제하는데 행정적·형사적 제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또한 중개업자와 가장·사기결혼에 적극 동조한 외국 여성에 한하여 강제추방, 입국금지 등과 같은 조치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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