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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집중’ 현대차, 화학소재 일본서 수입...업계 "정의선 위기 대비해야"실적하락·노사갈등·검찰수사도 해결 과제
한지안 기자 | 승인 2019.07.11 15:52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핵심소재 관련 보복성 수출 규제를 단행한 이후 한일 경제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업계에서는 “일본의 보복성 규제가 자동차산업으로 확대될 경우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은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라며 “수입선 다변화 등 비상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수소 경제 실현'을 강조하며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현대차가 수소 관련 핵심 부품을 위한 화학 소재들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탓이다.

한편 정 수석 부회장이 풀어야 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하락세를 보인 해외 판매 실적, 현대차와 기아차 각각의 노사 갈등에 더해 엔진결함 은폐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수소전기차 집중’ 현대차, 화학소재 일본서 수입...위기 대응책 미리 세워야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수소 사회 본격 진입’을 목표로 수소전기차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충북 충주에 있는 현대모비스 수소 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에서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한 제2공장 신축을 발판 삼아 앞으로 수소 사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그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스택 생산 능력을 완성차 50만대분을 포함한 70만기 규모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며 “단계적으로 7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정 수석부회장의 수소전기차 행보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지난달 15일에는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G20에너지환경장관회의 오찬에 참석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선 멋진 말과 연구가 아닌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수소경제가 미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현대차가 수소전기차에 사용되는 촉매, 전극, 전해질, 분리판 등을 독일과 일본기업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는데 있다. 일본에서 들여오는 화학 소재의 원가가 올라가거나 조달이 지연될 경우 이에 따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일본이 정 수석부회장이 참석했던 지난달 G20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서 미국 에너지부, EU에너지총국과 별도 회의를 열어 수소에너지기술개발에 대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점도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소로 꼽힌다. 공동선언에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수소탱크의 규격과 수소충전소 안전 기준 등에 대한 국제 표준을 만든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한국은 배제된 것이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수소와 연료전지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일본, 미국, EU가 협력을 강화해 세계를 주도해 나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수소전기차 분야에 있어 한국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보복성 규제가 확대되기 전에 일본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할 것”이라며 “반도체 업계의 상황을 현대차도 주시하고 있겠지만 자동차 업계로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해외 실적하락 해결해야...중국 판매 반등했지만 ‘일시적 요인’

한편 정 수석부회장의 고민거리는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의 최근 실적이 하락한 만큼 이를 끌어올려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1일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37만8714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3% 감소한 수치다. 국내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6만987대가 판매됐지만 해외시장에서 10.1% 감소한 31만7727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며 전체 실적이 악화됐다.

1월부터 6월까지의 상반기 누계 판매는 212만76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내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38만4113대를 판매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7.6% 감소한 174만3498대가 각각 판매됐다.

특히 중국 소매판매실적은 2016년 113만3000대에서 2017년 81만7000대, 2018년 74만6000대로 매년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역시 1~5월 월 평균 판매가 4만5000대 수준에 그치며 누적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세를 나타냈다.

기아차의 중국 소매판매 역시 2016년 65만7000대에서 2017년 39만5000대, 2018년 35만8000대로 큰 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 1~5월 누적 판매량은 13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6월 중국에서의 현대차 승용차 소매판매는 5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고 기아차도 27% 증가해 3만1000대 판매를 기록했지만, 이는 7월부터 시행된 새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앞두고 일회성으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됐다.

임단협 표류·박한우 재판...노사 갈등도 문제

내부적으로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노사갈등도 문제다. 현대차는 임금단체협상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고, 기아자동차 박한우 대표이사는 불법파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전 임금단체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 4일 10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측은 기본급 5.8% 인상과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고, 회사측은 임금동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기아차 역시 노조는 기본급 5.4% 인상과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고, 회사는 이에 맞서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는 8일 긴급성명서를 내고 “회사가 상여금 월할지급으로 취업규칙 변경을 강행하면 총파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달 21일 상여금 월할지급 취업규칙 변경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통보했으나 근로기준법과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반대 입장을 전했다”며 “하지만 회사는 두 달에 한번 지급하던 상여금을 월할 지급해 최저임금 미달 문제를 해결한다며 취업규칙 변경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최저임금 문제 해결은 통상임금 논의와 함께 진행하자는 내용을 담았지만 회사는 이를 무시하고 현재 진행 중인 교섭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지난 1994년 제정된 상여금 지급 시행세칙은 노조의 동의를 받지 않은 불법 취업규칙이자 근로기준법 제94조 위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을 항의 방문해 회사에 시정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한편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는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경영진을 불법파견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해 온 수원지검 공안부(부장검사 김주필)는 박 대표이사와 전 화성 공장장 A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2015년 7월 자동차 생산업무 등 222개 공정 가운데 파견대상이 아닌 151개 공정에 허가 받지 않은 사내협력업체 16곳으로부터 근로자 860명을 불법 파견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는 지난 2015년 “정 회장이 자동차 제조공장에서 사내하청이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불법파견을 멈추기는커녕 확대하고 있다”며 정 회장과 박 대표이사를 파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이첩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엔진결함 은폐 의혹 수사도 진행 중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엔진 결함 은폐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진행중이다. 검찰은 최근 현대·기아차 사옥을 다시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형진휘)는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품질본부와 재경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월 20일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품질관리부서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입수한 검찰은 이번에도 검사와 수사관들을 본사 등에 보내 품질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세타2 엔진’을 장착한 현대차 일부 모델에서 엔진이 마찰열로 눌어붙는 현상이 발생해 주행 중 시동이 꺼진다는 신고 사항 등을 접수하고 지난 2016년 10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작 결함 조사를 지시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이후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7년 4월 제작결함을 인정하고 리콜을 진행했다. 당시 리콜 대상은 현대·기아차가 지난 2013년 8월 이전에 제작한 그랜저(HG)와 소나타(YF), 기아차의 K7(VG)·K5(TF)·스포티지(SL) 등 5대 차종 17만1348대다. 이후 국토부는 그해 5월 5건의 제작 결함과 관련해 12개 차종 약 24만대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완성차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실적하락과 검찰 수사가 겹친 상황에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면서 그룹을 안정시킬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현대차가 ‘체질변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 수석부회장의 판단력과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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