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희정 기자]민주통합당 김춘진 의원은 지난해 말 인신매매를 처벌하고 인신매매 피해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신 매매 방지법 제정안 2건을 대표 발의했다.

또한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할 만큼 여성 및 아동에 관한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의 성 이력 등을 근거로 여성의 성, 윤리 가치관에 대한 편견이 적지 않다는 것이 김 의원의 생각이기도 하다. 

농림수산위 위원이기도 한 김 의원은 상임위 이외의 분야로는 가사노동자 법제화와 상조업법안 제정에 관심을 두고 있다.

1953년생. 전주고와 경희대치의학·인제대 보건학 박사를 마쳤으며 국회농림어업 및 국민식생활발전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민주당 무상급식추진특위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고려대와 경희대·한림대 외래교수이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 경력도 있다.

그는 최근 민주통합당 보건의료 정책 간담회에서 ‘돈보다 생명이 먼저인 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 모두가 질병 치료에 대한 걱정과 부담이 없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정책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성과 아이들을 상대로 한 인신매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제도 개선책은 무엇인가.

“인신매매는 현대판 노예제도로 인간성을 말살시키고 인간으로 누려야할 최소한의 인권을 짓밟는 최악의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인신매매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성의 경우, IL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현재 1230만명의 강제노동 피해자가 추정되며 이 중 245만명이 인신매매되었다.

이들 여성 중 대부분은 상업적 성착취를 위한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돈을 벌고 있다.

아이들의 경우, UNICEF는 전 세계에 걸쳐 매년 백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성매매를 시작하며 거의 지난 30년 동안 3000만의 아이들이 성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가장 취약한 아이들은 고아, HIV/AIDS에 감염된 어린이, 거리의 아이들, 전쟁난민과 버려진 아이들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NGO 단체들은 국제인신매매 범죄자들이 여성과 어린이들의 성 착취로 연간 280억달러의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구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바 이에 인신매매를 처벌하고 인신매매피해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신매매방지법 제정안 2건을 지난해 12월 7일 대표발의했다.

 ‘인신매매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에서는 인신매매범죄를 범한 경우 5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였으며, ‘인신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인신매매 피해자들에 대하여 정신적, 육체적 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보호를 통해 피해자들을 구제하고자 하였다.”

-성범죄 재판 과정에서 여성이 악의적이고 불필요한 증거조사로 2차 피해를 받는 것을 입법적으로 예방하는 일 등에 대한 사례나 소견 한마디.

“2011년 6월 성폭력 피해자가 재판을 받던 중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재판과정에서 오히려 문제 있는 여성으로 몰려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바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성폭력사건 재판은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의 과거 성관계에 관한 내용들이 다루어지는 등 불필요하게 피해자의 사생활을 노출시키고 있고, 피해자의 이러한 과거 성관계는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

또한 이 때문에 피해 여성은 2차 피해를 입게 되며 이는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성 범죄자를 신고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다.

성범죄의 보호법익이 ‘여성의 정조’가 아니라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 인정되는 현재에는 이러한 성폭력 피해자의 과거 성관계를 재판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성 범죄 보호법익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헌법이 국가에게 부여한 아동 복지 증진 의무의 이행을 충실히 하고자 가정위탁 보호지원법안 제정법을 발의한 것으로 안다. 이 법을 발의하게 된 동기와 우리나라의 가정 위탁 사업의 현주소는.

“부모의 사망·가출·이혼·수감·질병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가정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원래 속했던 가정에서 양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와 지원체계 강화가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 체계는 가정위탁보호를 ‘아동복지법’에 아동복지시설 보호 등 다른 보호조치와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가정위탁보호가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가정위탁보호의 기준· 절차 및 위탁부모의 권리 등이 명확하지 않아 법률적 다툼의 여지도 많은데다가 지원 수준도 ‘시설보호’ 아동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가정위탁보호’의 활성화를 위한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여 헌법이 국가에게 부과하고 있는 아동복지증진 의무의 이행을 보다 충실히 하기 위해 가정위탁 보호지원법안 제정법을 발의하였다.

2003년 시작된 가정위탁사업은 10여년의 역사를 갖지만 친족에 의한 가정위탁이 90%에 달하고 있어 일반 가정위탁이 보편화 및 주류화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위탁부모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못하고 위탁부모에 대한 자격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요보호아동을 보호하려는 취지의 가정위탁이 때로는 아이를 오히려 위태롭게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의료 영리화 정책에 대한 고견을 부탁한다. 특히 최근 대형 병원들의 과잉 진료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의 실태와 근절을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보나.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소위 행위별 수가형태로 더 많은 의료행위와 약 투입이 있어야 의료기관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의료기관의 수익에 대한 압박과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의 두려움으로 인하여 방어적 진료를 함으로써 의료기관간 진단 정보 등 의료정보가 공유되지 못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최근 정부는 포괄수가제 대상을 넓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이 행위별수가의 폐단을 일정부분 보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혜택에 대한 지역 격차와 계층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의료서비스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결국 현재 10%에 불과한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최근 민간의료기관의 폐업과 도산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민간의료기관과의 마찰이나 경쟁없이 공공의료기관과 공공의료서비스를 확대할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

-최근 식품안전에 대한 여성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식품 방사성 물질 취급 기준 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것으로 아는데, 방사선 식품에 대한 국가 기준이 어떻게 강화되어야 하는지, 또 수입식품 검역 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한 말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식품의 방사성 물질로 말미암은 내부 피폭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후쿠시마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인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수산물 등 국내 생산 식품과 일본산 식품 등에서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현재 국내의 기준치는 1993년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의 연간 허용량보다 다섯 배가 높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세슘과 요오드에 관한 기준만 있을 뿐, EU와 CODEX에서 관리하는 플루토늄, 스트론튬 등의 방사성 물질들에 관한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세슘과 요오드만을 검사하는 방식만으로는 방사능 총량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국가기준을 강화하여 스트론튬과 플루토늄에 대한 기준 마련 및 검사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입식품 검역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느슨한 기준을 적용할 때 방사성물질 오염을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농림수산검역본부에서 시행하는 방사능검사는 적합ㆍ부적합으로만 표기하고 있어 정확한 방사능의 수치를 알 수 없으며, 부적합으로 반송되는 식품에 대해서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안전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검출, 불검출로 표기하고 검출량에 대해서도 발표하여 엄격한 검역과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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