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희정 기자]백재현 의원은 지방자치 현장에서 오랫 동안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정치인이다.

그는 지방재정 확대와 자립도 향상을 위한 예산 분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위한 정책 입안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70여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선정한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3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백 의원은 제18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원내부대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제19대 국회에서는 행정안전위, 여성가족위, 예산결산특별위, 지방재정특별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대 들어 이미 25개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는데, 특별히 여성과 관련된 유기 영아 생명권 보호를 위한 ‘입양특례법’ 등이 눈에 뛴다.

그밖에 아동정책과 청소년정책의 일원화를 통한 효율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정부조직법’, 국가에게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지원계획 수립 의무를 부과하는 ‘노인복지법’,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지방교부세법’ 등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민생법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동정책과 청소년 정책의 일원화를 위해 아동 업무의 여성가족부로의 이관을 골자로 하는 정부 조직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발의하게 된 동기는?

“현행법상 아동(만 18세 미만)과 청소년(9∼24세)은 각각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아동과 청소년은 그 기준연령이 중복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발달단계의 연속선상에 있으나 정책이 분산되어 추진되고 있어 효율성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있다.
 
아동정책을 여성가족부로 이관하게 되면 기준연령 중복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동정책과 청소년정책의 일원화로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청소년, 가족정책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로 아동정책이 이관될 경우, 청소년정책과 아동정책을 ‘가족’이라는 큰 틀에서 유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돼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유기되거나 낙태된 아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양 특례법 일부 개정안을 긴급 발의했다. 항간에서 인기를 끈 레미제라블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일명 코제트 입양법을 왜 발의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지난 1월 18일 입양특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고, 개정안을 제출한지 한 달 만인 2월 19일에는 ‘입양특례법 재개정을 위한 추진위원회’ 회원들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도 가진 바 있다.

이번에 입양특례법 일부개정안(일명 코제트 입양법)을 긴급하게 발의하게 목적은 거리에 유기되는 영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매우 좋은 취지로 마련된 입양특례법이 현실 적용에 있어서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는데, 아무리 이상적인 법이라도 현실과 괴리가 있다면, 동떨어져 있는 부분을 보완하여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작년 법 시행 이후 청소년 미혼모들이 입양기관을 거치지 않고 음성적으로 아기를 입양시키거나 아기를 유기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친부모의 정보 확보가 더욱 어려워져 법 시행목적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

더구나 법 시행 전에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아기들이나 장애아의 경우 입양대기자로서의 기간이 길어져 방치되는 아이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아기들이 최후에 가는 곳인 고아원이나 보육원의 상당수는 갑자기 증가한 아이들을 보살피기 위한 재원이 열악한 상태라는 것도 문제이다.

현실과 법의 괴리로 인해 귀중한 생명이 길에 버려지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그 어떤 이유보다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입양특례법의 재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입양특례법 재개정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재개정보다는 미혼모 보호 시스템 마련이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사회적 안전망 구축, 미혼모에 대한 지원 확대는 물론 중요하다.

미혼모가 아이를 직접 양육할 수 있는 보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인프라는 1~2년 안에 완벽하게 준비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간이 걸리고 예산이 필요한데, 그 사이에도 우리의 귀중한 생명들이 길거리에 유기, 또는 낙태되고 있다.

현실과 법의 괴리로 인해 귀중한 생명이 길에 버려지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그 어떤 이유보다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예외사항을 두는 입양특례법의 재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시급한 미혼모시설 확충, 사회인식 개선 같은 과제들을 해결하여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태어났든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다각도로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성평등 지수는 세계적으로 바닥 수준이다.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어떤 정책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나.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은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를 통해 성 격차지수(GGI)를 발표하고 있다.

성 격차지수는 여성의 ‘권한 수준’이 아닌 성별 격차 정도를 지표화한 것으로, 세계경제포럼이 2012년 10월 23일 발표한 작년 우리나라의 성 격차지수는 135개 조사대상국 중 108위에 불과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다.
 
세부 사항 중, 남성 대비 여성 각료 부문 순위는 80위에 올라있는데, 작년 기준 우리나라 국무위원 17인 중 여성은 환경부 장관과 여성가족부 장관 단 2명으로, 비율로는 11.76%에 불과했으며 올해 2월 25일 출범한 새 정부 국무위원 중 여성내정자도 역시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단 2명에 불과하다.

성 격차지수 각료 부문 여성 비율 1위인 노르웨이, 2위인 스웨덴 등 북유럽 상당수 국가가 장관 50% 이상의 여성임명을 의무화하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스웨덴 기업부 장관 안니 뢰프(女, 29세)의 경우, 스웨덴은 현재 총 장관 24명 중 13명이 여성 장관이라고 말하고, 국가가 보육을 책임져 여성의 경제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기관 여성 임원의 비율도 8.5%에 불과(2010년 기준)한 실정인데 공공기관에서부터 여성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국가의 양성평등은 요원해 보인다.

우선 공공 부문에서부터 여성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면서,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국가가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국민의 절반인 여성에 대한 차별 시정 없이는 국민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본다. 성 격차를 줄이는 것은 평등의 문제만이 아니다.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된다면 경제 효율성이 높아져 국가경쟁력 확대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관리 미흡으로 인한 자국민의 피해와 이주여성의 피해가 여전히 늘고 있다. 이의 실태는.

“우리나라 국제결혼은 2005년을 정점으로 그 이후 연간 3만 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고, 성별로 볼 때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여성의 수가 남성에 비해 월등히 많다.
 
문제는 전체 결혼이주여성의 80.2%를 차지하는 상위 3개국(중국, 베트남, 필리핀)이 상업적 결혼 중개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결혼상대국이 상업적인 결혼중개활동을 금지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상대국들이 ‘집단맞선 등 인신매매성 결혼 중개가 아닌 경우, 국제결혼 중개활동을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이주여성 피해문제뿐만 아니라 국제결혼을 위해 상대국에 갔다가 피해를 입는 한국 남성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결혼중개업자, 국제결혼중개업 이용자에게 실시되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을 모르고 상대국에 갔다가 피해를 입는 한국 남성들의 사례도 증가하고 있지만, 통계 등 국가별 실태 파악이 잘 안되어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은 증가하고 있지만 교육·감독 등 정부의 대응이 부족해 많은 결혼 이주 여성을 가정폭력 등의 피해로부터 지켜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국민을 타국에서 범죄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정부는 먼저 그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결혼을 통해 우리의 소중한 국민이 된 이주여성에 대한 언어 문화 교육과 다문화가정 지원 등 지원책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1991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래 지방분권은 확대되어 왔지만 대다수 지자체에서 지방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어떠한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할까.

“작년 기준 전국 244개 지자체 중 재정자립도 50% 미만인 곳은 무려 21개에 이르고 있다.

자치단체의 기본 행정수요를 기존 재정수입으로 충당할 수 없는 지자체가 많은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방세 수입으로 소속 공무원의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123개나 되고,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으로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단체는 41개나 되고 있다.
 
지방자치는 지속가능하게 발전해나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방재정 건전성 유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국세위주의 조세체계로 인해 자체수입 재원은 부족하고, 중앙정부에의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지방재정확충을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간의 세목조정, 지방세제 개편, 새로운 세원 개발 등으로 지방의 세수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 간의 세수 불균형 해소 대책을 마련해 지역적 반감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작년 7월 현재 내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율을 21%까지 올리는 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앞으로도 지방교부세율 인상과 지방소비세 확대를 통한 지방재정 강화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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