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유승희 의원

구로공단에 위치한 산돌문화원에서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을 하다 지난 1995년 지방의원으로 출마한 유 의원은 당시 시민단체와 여성들을 대표해 작은 아파트에 선거사무실을 차렸다.

이어 공채로 민주당 여성국장에 선출되면서 정당 생활을 시작, 여성위원장을 거친 후 제 19대 국회에서 또 다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유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목표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뛰고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앞장선 것이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도 내가 원외위원장으로 있었던 성북갑 지역구에서 여성의원을 대거 공천했다.

또한 19대 총선에서는 여성 15%의 의무 공천을 주장했다. 비록 결과적으로 그만큼 공천하지 못하긴 했지만 우리나라 정당 사상 최초였다. 그 결과 정당 사상 최초로 비례대표 여성 의원보다 지역구 여성 의원 수가 더 많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좀 더 많은 여성이 정치에 진출하면서 위계적인 정치문화도 상당히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폭력 상담소 등 피해 여성들의 정보가 담긴 사회복지통합망이 허술한 보안 등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 측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난 2010년부터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통해 영유아, 노인, 아동, 식품, 여성 등 사회복지시설을 통합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폭력시설의 경우 다른 복지시설과는 다르게 철저한 피해자 신원 보안이 필요하다. 성폭력 피해 여성 중 시설에 들어가서 피해 사실이 공개된다면 누가 도움을 청할 수 있겠는가. 또 가정폭력 피해자 시설의 경우에도 가해 남편이 눈에 불을 켜서 피해 여성을 찾아다닌다.

사회복지통합망은 내가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듯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다분하다. 감사원을 통해서도 허술한 보안시스템이 지적당한 바 있다. 이에 나는 여성 폭력 예방 시설의 경우 그 특수성을 감안해 별도의 관리시스템이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사회복지통합망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가.

“전산관리번호를 부여받는 과정에서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일단 피해자들이 입소할 때 실명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관리번호에 시설번호가 포함 되어 있어 시설의 위치가 쉽게 노출될 수 있으며 피해 여성의 개인정보가 5년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 것도 큰 문제다.

시스템과 연동되는 체크카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어 쉼터 근처의 슈퍼, 마트 등을 이용할 경우 쉼터의 소재지가 노출되기도 쉽다.”

-가정폭력 등 가해자와 피해자가 반드시 격리돼야 하는 상황에서 피해 여성들이 몸을 맡길 쉼터에서 지내며 사회 복귀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계속 지적되고 있는 문제다. 예를 들면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비 지원 등이 절실하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입소자 중 63.8%가 전업주부다. 폭력 남편으로부터 자립하기 위해서는 직업훈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직업훈련 제도가 2011년부터 고용노동부로 이관되면서 직업훈련 참여가 매우 복잡해졌다. 가정폭력 피해자 여성은 가해 남편에게 신분이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직업훈련의 기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경력단절 여성 등이 취업지원센터나 새일센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전문성 부족과 정규직 취업의 어려움 등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와 이들 여성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방안은 있는지.

“국제노동기구(ILO)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4%에 불과하다. 80%를 넘는 아이슬랜드나 70%대 후반인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노르웨이 등에 비교하면 3분의 2수준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이 61.8%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법제도,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까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 지난 정부의 여성일자리 정책이 단기적이고 저임금의 인턴, 돌봄 노동에 초점이 맞춰서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 다.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서는 보육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근로시간 단축, 근로형태 유연화 등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

또한 직업교육훈련제도를 확충해야 한다. 단기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저출산 극복, 성평등 사회,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2월 국회에서 선도적으로 공공 기관의 여성임원을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공기업과 준정부 기관의 임원 후보자를 추천하는데 있어 여성의 참여를 제고하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에 여성을 30% 할당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성임원 비율을 확대하기 위해 여성임원 추천 과정에서부터 여성의 참여를 적극 제고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여성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와 같은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다면.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이자, 민주통합당 제5정조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부조직개편과 인사청문회 등으로 매우 바쁜 상황이지만 중책을 맡은 만큼 지금은 국민의 피부에 닿는 정책을 잘 만들어내는데 집중하고 싶다.

한편으로는 당에서 전국여성위원장을 맡고 있으니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여성인재들을 많이 발굴해 보다 많은 여성들이 당선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