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 봄이 주는 싱그러움을 만끽해야할 때가 왔다. 겨울의 추위도 잊고 만발한 동백꽃이 황홀함을 주는 곳, 오동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동백을 이야기하자면 빠질 수 없는 곳이 여수 오동도다. 섬 전체를 이루고 있는 3000여그루의 동백나무는 11월경 빨간 꽃망울을 터뜨려 3월경에 절정을 이룬다. 여수의 중심가에서 약 10분쯤의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768m의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돼 있어 방파제 입구에서 동백열차를 타거나 걸어서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섬에 들어서면 방파제 끝에서 중앙광장으로 연결된 큰길 옆에 정상까지 산책로가 나 있다.
이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바 있을 만큼 운치가 있다. 오동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는 자산공원이 조성돼 있어 향일암과 더불어 한려수도 서쪽 관광루트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

동백꽃이 ‘여심화’라 불리는 이유

오동도에는 두개의 전설이 전해진다. 하나는 고려 말, 오동도에 오동열매를 따먹으러 날아든 봉황을 본 신돈이 오동도에 있는 오동나무를 모두 베어내게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설은 도적떼로부터 정절을 지키기 위해 벼랑 창파에 몸을 던진 아리따운 한 여인을 위해 남편이 오동도 기슭에 정성껏 무덤을 지었는데, 눈 쌓인 무덤가에 동백꽃이 피어나고 푸른 정절을 상징하는 시누대가 돋아났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동백꽃을 ‘여심화'라고도 부른다. 이 전설비를 지나면 모형거북선이 광장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그 뒤로는 음악분수대가 설치돼 있는데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 이곳의 유람선선착장에서 오동도를 일주하거나 돌산대교, 향일암, 금오열도를 갈 수 있는 유람선이 출발한다. 동쪽의 광양만과 남해바다로 쭉 뻗어나간 방파제서의 낚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관광명소

중앙광장에서 섬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시누대 터널을 지나 섬 외곽을 도는 순환산책로가 나온다. 오동도에는 동백과 더불어 시누대가 곳곳에 자라나는데, 이곳에서 이순신이 시누대를 잘라 화살로 사용했다고 한다. 터널을 지나면 후박나무, 동백나무 군락지를 만날 수 있고 곧 하얀 등대가 서 있는 오동도 정상에 닿는다.

오동도 안에 자리한 테마공원에는 25미터의 높이를 자랑하는 등대가 있다. 1952년 처음으로 불을 밝힌 오동 등대는 여수항과 광양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은 물론 해마다 2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또한 2.5km에 이르는 자연 숲 터널식 산책로는 동백이 지는 날 소중한 사람과 손을 잡고 걷기 좋은 장소다. 미로 같은 산책길 옆으로 펼쳐진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으로 병풍바위와 소라바위, 코끼리 바위 등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특히 여수시는 오동도 산책로에 깔려 있던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을 모두 걷어내고 인공 황톳길로 이뤄진 웰빙 트레킹 코스를 조성해 찾는 이들에게 한층 더 기쁨을 주고 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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