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차별 속에서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아직도 직장 내 성희롱이나 임신․출산 등 모성과 관련된 부분에서의 문제가 여전하다. 이외에도 임금이나 직장 내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민우회를 통한 고용평등상담 279건 중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125건을 차지했으며 임신․출산과 관련해 해고나 불이익을 받은 경우, 산전 후 휴가 등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건수는 52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정규직 여성의 상담 건수는 61건으로 전체의 21.86%를 차지했으며 근로기준법 관련 상담은 20.43%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현재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60%가 비정규직으로 정규직 남성들과 임금을 비교했을 때 4.3%의 수준에 불과해 문제로 꼽히고 있다.
 
여성들이 사회로 나서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한부모 가정이거나 아니면 물가가 상승하면서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나서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정규직으로의 취업이 어려워 비정규직으로나마 일을 시작하는 사회 새내기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불평등 속에서 이들이 보는 것은 불합리함뿐이다. 사회의 첫 발을 계약직으로 내딛은 한 여성은 “같은 공간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벽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 바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라고 말했다.

모든 환경이나 일적인 면에서 다르지 않지만 분명히 그 사이에는 벽이 존재하고, 그 벽으로 인해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여성의 경우 성희롱을 당해도 어디에 말할 곳이 없다. 불안한 고용형태 때문이다. 언제 짤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성들을 점점 법과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또한, 법적으로 갖춰져 있는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제도는 사용할 생각도 할 수 없다. 때문에 만약 출산이나 육아를 앞둔 여성들은 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이후 다시 비정규직 일자리를 찾아 사회에 나서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은 여성문화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새 정부에서는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행복하게 양립할 수 있는 기반을 확실히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함께 비정규직 여성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는 정규직과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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