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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갑하의 시조 사랑 캠페인] 이종문 시인의 '밥도'“우리 민족시 시조를 읽고 쓰자”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 승인 2019.07.01 13:41

[여성소비자신문 ] 밥도

이종문(1955~)

 

나이 쉰다섯에 과수가 된 하동댁이

남편을 산에 묻고 땅을 치며 돌아오니

여든 둘 시어머니가 문에 섰다 하시는 말

◇ 이종문 시인.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정말 꿈틀, 하지 뭐니' 외 여러 권. 중앙시조대상 등 수상. 현재 계명대 한문학과 교수

이번 호부터 “우리 민족시 시조를 읽고 쓰자!”라는 주제로 ‘시조 사랑 캠페인’을 전개한다. 우리 민족처럼 말·글·시를 갖고 있는 문화민족은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고 한다. 유럽의 소네트, 중국의 한시, 일본의 하이쿠와 함께 우리 시조는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정형시이다. 일본인들의 하이쿠 사랑은 대단하다. 여러 명의 일본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도 어쩌면 일본인들의 이러한 민족시 사랑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일본인들은 하이쿠를 유럽에 소개해 20세기 이미지즘 형성을 촉발시켰으며 미국에서는 언론, 학교 등에서 ‘하이쿠 짓기’를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으로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을 향한 대장정이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참여를 부탁한다.

옛시조는 비교적 많이 알려졌지만 오늘날에는 현대시조도 활발히 창작되고 있다. 현재 시조를 쓰는 시인만도 2천여 명에 이른다. 오늘 소개하는 시조는 이종문 시인의 현대시조 ‘밥도’이다.

중국의 한시가 뜻의 시라면 우리 시조는 소리의 시, 말의 시이다. 순우리말로 시조를 썼을 때 더욱 빛이 나는 이유이다. 시조 형식의 뿌리는 신라 향가에 가 닿지만, 한글 창제로 날개를 달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좋은 시조는 해석이 필요 없다.

시조 ‘밥도’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억장이 무너지는 며느리의 심정을 헤아리는 일, 그것은 곧 오늘의 나 자신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경상도 사투리 ‘밥도’라는 축약어는 기막힌 반전이요, 화룡점정이다.

이 한마디에는 어찌할 수 없는 생의 눈물과 함께 삶에 힘을 다시 얻게 하는 청량제 같은 웃음도 담겨 있다. 이것을 시인은 한 수의 시조 속에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담아내고 있어 놀랍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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