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올해 11월부터 거액의 횡령·배임으로 실형을 확정받은 기업인에게 5년간 회사 복귀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현재 배임·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재벌 총수들의 재판 결과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같은 내용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오는 11월8일부터 적용한다.

개정 전 시행령은 5억원 이상 규모 사기·공갈·횡령·배임 등으로 유죄가 확정된 경우 공범이나 범죄로 재산상 이득을 얻은 제3자 관련 기업체에 취업을 제한했다. 반면 개정안은 취업 제한 기업에 범죄로 재산상 손해를 입은 기업을 포함하며 범위를 확대했다. 실형은 집행 종료 후 5년간, 집행유예는 종료 후 2년간 제한된다. 단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제외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계에서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재벌 총수들의 유죄 확정 여부와 시기에 시선이 쏠린다. 자칫 이들이 장기간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생겨서다.

우선 특경법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회사로 복귀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태로, 2심에서 일부 유죄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2월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보내 합의하고 최근 심리를 잠정 마무리하기로 했다. 추가 심리가 없으면 8월 중 선고기일이 잡힐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전원합의체가 일부 뇌물·횡령 금액에 대해 2심과 다른 판단을 내리면 이 부회장의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돌아가게 된다. 파기환송심 절차 등을 고려하면 개정안 적용 이전에 확정판결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2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현준(51) 효성그룹 회장도 재판 결과에 복귀여부가 달려있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GE 상장 무산에 따른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덜기 위해 자신의 회사 주식 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으면서 179억원 상당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일 진행된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재판부가 혐의 일부라도 유죄로 판단해 검찰이나 조 회장 측이 항소할 경우, 11월 이전에 확정판결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신동빈(64)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신 회장은 롯데 오너가 비리 사건으로 기소됐지만 지난해 10월 2심에서 특경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업계에선 대법원에서 판단이 바뀌지 않는 이상 신 회장의 경영일선에는 영향이 없을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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